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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 6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정근우가 2타점 안타를 친 뒤 임수민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5.5.8 |
[부자동네타임즈 전형득 기자]정근우(33·한화 이글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잠실구장이 들썩였다.
공격뿐이 아니었다. 누상에서도, 수비에서도 정근우는 팀 분위기를 드높였다.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에 충격의 2연패를 당했던 한화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10-6으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김태균과 김경언이 각각 허벅지, 복사뼈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 제외된 상황, 3번타순에 배치된 정근우는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쳐냈다.
두산이 추격하자 볼넷으로 출루해 도루를 성공했고, 견고한 2루 수비로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근우는 "이젠 잘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라며 웃었다. 정근우 덕에 한화와 한화 팬은 더 크게 웃었다.
0-2로 뒤진 3회초 1사 2, 3루에서 정근우는 두산 오른손 선발 유니에스키 마야의 컷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쳤다.
정근우는 "마야가 땅볼 유도를 하고자 몸쪽으로 직구와 컷 패스트볼을 던질 것 같아서 이를 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컷 패스트볼 실투가 들어와 2루타가 됐다"고 떠올렸다.
한화와 두산은 치열하게 싸웠다. 승부가 갈린 건 6회초였다.
4-4로 맞선 6회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김경언은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 정근우가 타석에 들어섰고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승부가 한화 쪽으로 기운 순간이었다.
정근우는 "김경언이 역전 점수를 얻어 마음이 편했다"며 "그래도 점수를 추가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내가 적시타를 쳤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김태균과 김경언이 빠진 상황에서 선수들끼리 '힘든 상황이지만 잘해보자'고 다짐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덧붙였다.
정근우는 5-7로 추격당한 7회말 1사 1, 3루에서 김재환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두산 응원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근우는 "점점 몸이 좋아지고 있다"며 "더 몸 상태를 끌어올려 수비 범위를 넓히겠다"고 했다.
쐐기점을 얻는 순간에는 정근우의 발이 돋보였다.
정근우는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고르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종환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정근우는 "아직 발이 예전처럼 움직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인다"고 웃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 뒤 "정근우가 경기를 잘 풀었다"고 총평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턱관절 골절로 1군에 다소 늦게 합류한 정근우가 별명 '날쌘돌이'다운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한화로서는 무척 긍정적인 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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