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 핵협상 타결, '제2의 중동붐' 기회 잡자

부자동네타임즈 / 2015-07-15 15:49:39

[ 부자동네타임즈]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 유럽연합(EU) 간 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는 12월 15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사찰 결과를 제출하면 내년 초쯤 이란에 대한 미국과 EU의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된다. '중동의 거인' 이란이 새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테헤란으로 향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 유럽 기업들이 이란 관리들과 접촉하고, 부지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우리 기업들도 이란, 그리고 중동 시장이 위기 타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설, 플랜트 업계의 기대가 크다. 15일 주식시장에서 건설사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중동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험이 있다. 70년대 유가 급등으로 '오일 머니'가 넘쳐났던 중동 국가들은 대대적인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우리 건설사들은 특유의 투지와 성실함으로 4∼5년 만에 중동 시장을 석권하는 이른바 '중동 특수'를 일궈냈다. 세계에 큰 충격을 줬던 '오일 쇼크'가 우리에게는 전화위복이 됐고, 고도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이번에 핵협상이 타결된 이란은 국토 면적, 인구, 지하자원 등을 볼 때 큰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의 제2 경제대국이다. 한반도 7.5배 크기의 국토에 인구가 8천만명에 달하고 30대 이하의 젊은이가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한다. 원유 매장량은 세계 4위이고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2위를 다툰다. 철광석, 구리 등 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이란은 제재 해제 후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건설·플랜트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에는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인 것이다. 더구나 이란은 우리 건설사들의 과거 성과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평판이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돼 있는 셈이다. 건설·플랜트 외에 전자, 조선·해운, 철강, 석유화학, 보건의료 등도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이다. 특히 최근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는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이란에서 2만3천여대를 판매했지만 2012년부터는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기회는 왔지만 전 세계 경쟁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그 기회를 확실히 잡으려면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각자 철저히 준비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 정교한 전략을 짜야 한다. 정부는 '대이란 제재해제 대비 이란시장 진출지원계획'을 수립해 의결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이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의 역할 중에서도 금융지원은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 자금 조달계획까지 제시하는 곳이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지나친 경쟁으로 우리 기업끼리 저가 수주로 피해를 보는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2013년 국내 주요 건설·플랜트 업체들은 중동 사업 손실로 '어닝 쇼크'를 겪었는데 과잉 경쟁이 주원인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기업들이 제값 받기에 주력하는 반면 유럽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정부와 기업은 꼼꼼한 전략, 그리고 70년대의 개척자 정신으로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제2의 중동 붐'을 이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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