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정형외과 환자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메르스 2차 유행의 중심지인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을 벗어난 곳에서 감염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115번 환자로 지목된 이 확진 판정자는 지난달 27일 14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접촉 날짜 등을 고려할 때 115번 환자가 '4차 감염'이 됐다거나, 공기전파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외의 지역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응급실을 벗어난 곳에서 환자가 발생한 사실은 그 자체로 엄중하게 봐야 할 사안이다. 일단 공기전파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면밀한 조사를 통해 감염 경로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115번 환자는 응급실 밖에서 감염된 탓에 무방비 상태로 최대 10일 넘게 병원 곳곳을 돌아다녀 '슈퍼 전파자'가 될 위험성도 갖고 있다고 한다. 115번 환자는 열흘이 넘는 기간에 몇몇 병원을 돌아다녔으며 가족과 의료진, 다른 환자 등 모두 549명을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접촉자는 자가 격리, 능동 감시 상태에 들어갔으며 잠복기가 끝나는 24일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국회 특위에 참석해 115번 환자를 포함한 3명을 '3차 슈퍼 전파자' 후보로 꼽았다. 이들은 모두 2차 진원인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으며 확진이 이뤄질 때까지 각 지역의 병원에서 수일 동안 머물러 병원 내 감염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상태다. 이 중 90번 환자는 자가격리 대상이었으나 열흘 가량 옥천과 대전의 병원 4곳을 옮겨 다니다 10일 밤 사망했다.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는지 아니면 단순히 환자의 잘못인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여러모로 안타까운 측면이 많은 사례다.
서울 광진구에서는 10일 저녁 한차례 소동이 있었다. 메르스 자택 격리자로 분류된 50대 여성이 11일 오전으로 일정이 잡힌 중국 여행을 강행하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보건당국과 경찰이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결국 새벽에 집을 찾아간 경찰과 보건소 직원의 설득으로 이 여성은 맘을 돌렸지만 보건소 측은 메르스 중앙대책본부에 보고해 출국 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만 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불편이 있더라도 메르스 확산 방지에 필요한 수칙을 따르는 게 최우선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미 언급한 '3차 슈퍼 전파자' 후보들의 행적을 보면 그 중요성이 더욱 생생하게 확인된다.
12일은 제 2의 슈퍼 감염자인 14번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은 사람들의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날이다. 그런 점에서 3차 슈퍼 전파자 후보가 나왔다는 사실은 아쉽고 허탈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11일 추가된 확진자 가운데는 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가 포함돼 있다. 최악의 경우 메르스 바이러스가 통제선 밖에서 확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 시점에서 최우선으로 집중해야 할 일은 3차 유행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와 방역 당국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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