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14∼18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 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국민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연기한 것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견해가 있겠지만 대통령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번 주가 메르스 사태의 분수령이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방미 연기를 결정한 만큼 청와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상황을 완벽히 장악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한 국민의 큰 불안은 이 질병이 갖는 의학적 위협 탓만은 아닐 것이다. 사태 발생 초기 정부의 대응은 미숙했고 국민의 실망은 자연스럽게 커졌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과 북한 내부의 체제 불안정성 고조,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 시대 개막, 미·일과 중국 사이의 갈등 심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 필요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방미 연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든 내각은 자성해야 한다.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에 특별한 영향은 없겠지만 외교당국은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결정에 따른 혹시 모를 악영향이 없도록 빈틈없이 대응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은 연기됐지만 한반도 정세관리 및 동북아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대해 양국간 긴밀한 협의는 물샐틈없어야 한다. 청와대는 "향후 한미간에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로 방미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당국은 메르스 사태 진정 이후 대통령의 방미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도록 미국과 협의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북한 핵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면 비핵화 문제는 더 요원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버틸 수 없는 특단의 제재 강화든 당근 제시든 더 늦기 전에 한미 양국이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도 8월에 나올 예정이다. 그 전에 우리의 분명한 목소리를 미국에 전달하고 일본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조율할 현안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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