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완종 리스트 수사 한달, 이제부터다

부자동네타임즈 / 2015-05-12 17:11:16

[ 부자동네타임즈]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사퇴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오는 14일 오전 검찰에 출석키로 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메모에 3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후 잇따른 말바꾸기로 의혹이 증폭되면서 역대 최단명으로 총리직을 떠난 지 17일 만이다. 앞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에 출두해 고강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리스트 8인 중 두 번째로 검찰에 불려나가게 되는 것이다. 검찰 특별 수사팀은 이 전 총리를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조사키로 했다는 전언이다. 특별수사팀은 이미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당시의 상황을 각종 물증으로 복원해 놓고 사법처리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홍준표 지사는 지난 8일 검찰에 출두해 17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 후 페이스북과 포럼 등의 자리를 통해 배달사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한편 지난 2011년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자금은 "집사람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이 비자금은 변호사 수입에 원내대표 때 받은 국회대책비 일부를 보탠 것이라고 했다. 원내대표 대책비라는 것이 급여에 준하는 것인지 따져볼 여지는 있으나 뭔가 개운치는 않다. 또 비자금이 있는지를 이번에 알았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이 부분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신고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공직자 재산등록 누락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홍 지사는 더불어 1억원이 공천헌금이라는 주장에 대해 "1억원은 정치권에서 광역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 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의혹이 해소되기는 커녕 점점 커지는 양상으로 비친다.



검찰 특별수사팀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간 검찰이 나름대로 집중해서 수사를 해왔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진행상황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모두 8명이 거론돼 있다.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병기 현 비서실장 외에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지사, 부산시장, 홍문종, 유정복이 거론된 인물이다. 이 중 검찰이 소환을 결정할 정도로 수사가 진행된 인물은 홍준표, 이완구 둘이고 나머지 6명에 대한 조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이 돈이 나온 출처인 경남기업 쪽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했으니 내부적으로는 물증이 차곡차곡 싸였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이렇게 가시적인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으니 벌써 일각에서는 `결론을 내려놓고 수사방향을 잡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이미 특검을 예정해 놓고 벌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검찰 특별 수사팀이 한 달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들여 비축한 무기를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홍준표 지사 소환에 이어 이완구 전 총리 소환으로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속도를 붙이면서 제기된 의혹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길 바란다. 국민 대다수가 성완종 리스트의 내용을 믿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는 검찰이 공소시효 등에 묶여 수사를 제한하면 안 되며 제기된 의혹의 사실 관계를 명쾌하게 확인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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