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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1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에 앞서 오승환이 동료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
(서울=포커스뉴스) 동남아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한신타이거스 오승환(33) 선수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지난달 삼성라이온즈 투수 임창용(39) 선수를 소환한데 이어 9일 오전 7시쯤 오승환 선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5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였다.
검찰에 따르면 오승환 선수는 이날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이날 오승환 선수의 혐의 일부 인정은 지난 7일 검찰의 소환계획이 알려진 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와는 차이가 있다.
당시 오승환 선수 측은 “검찰에 출석하면 한점 의혹 없이 사실대로 진술하고 모든 협조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메이저리그 및 일본 구단과 계약을 앞둔 민감한 상황인 만큼 빨리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스와 계약을 마치고 현재 FA(자유계약)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오승환 선수가 선수 생명에 타격을 입게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것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정킷방 운영업자 이모(39)씨를 조사하면서부터다.
이씨는 오승환 선수가 동남아 지역 카지노 등에서 억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임창용 선수를 지난달 24일 소환해 13시간동안 집중 조사를 벌였다. 임창용 선수는 이날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창용 선수의 신병처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영장 청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영장 청구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임창용 선수, 오승환 선수 등이 도박을 벌였다고 의혹은 받는 곳은 동남아 일대 카지노를 중심으로 운영된 이른바 ‘정킷(junket)방’이다.
검찰은 지난달 4일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를 마무리하며 총 33명을 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총 33명을 기소하면서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는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와 경비용역업체 H사 대표 한모(65)씨가 구속기소됐다.
또 경기 광주시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맹모(89)씨 등 기업인 7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00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비롯해 이날까지 검찰이 기소한 기업인은 12명이다.
지난 4일 열린 정 대표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정킷방을 통해 탕진한 금액의 규모는 500여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킷방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폭력조직 간부 11명과 기업인에게 원정도박을 알선한 브로커 3명 등 총 14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잠적한 7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정킷방은 외국 카지노 VIP룸을 빌려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도박을 알선하는 곳을 말한다.
이들은 정킷방을 통해 판돈의 일부인 ‘롤링수익’과 도박꾼들이 잃은 금액인 이른바 ‘루징금액’의 일부까지 챙기며 자금력을 늘려갔다.
또 해외에서 진 빚을 한국에서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고가의 이자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같은 정킷방에는 현존하는 폭력조직들의 대부분이 연루돼 있고 동남아 국가별로 구역을 나눠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마카오 일대에서 정킷방을 운영한 것은 광주 송정리파다. 필리핀은 학동파, 캄보디아는 영등포 중앙파와 영산포파 등이 주도권을 잡고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
검찰은 지난 3월 범서방파 두목이던 김태촌의 양아들로 알려진 김씨를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던 중 원정도박 혐의점을 잡고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는 지난 6월 원정도박 브로커 문씨와 이씨가 붙잡히면서 본격화됐고 지난달 22일 마카오에서 정킷방을 운영한 광주 송정리파 행동대원 이모(39)씨가 붙잡히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렇게 검찰은 지난 6월부터 4개월여 동안 정킷방 운영업자, 원정도박을 알선한 브로커 등을 대상으로 집중 수사를 벌여왔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2일 폭력조직이 정킷방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에 대한 환수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인 원정도박' 수사 마무리 당시 검찰은 야구선수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 원정도박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검찰이 임창용 선수, 오승환 선수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검찰의 시선이 다른 분야 관계자들에게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구선수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유명 개그맨을 비롯해 연예인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희 기자 gaeng2@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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