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삼성전자에 긴급조정권 첫 거론…"마지막 기회" 최대 압박

조영재 기자 / 2026-05-17 13:59:53
18일 사실상 마지막 협상…기존 "검토 단계 아니다" 입장서 선회해 수위 높여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 담화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민석 국무총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2026.5.17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5.13

[부자동네타임즈 = 조영재 기자] 정부가 17일 삼성전자 파업 위기와 관련해 '최후의 카드'로 여겨져 온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노사가 참석하기로 한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이 사실상 파업 전 마지막 담판 기회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도 배수진을 치며 양측에 대화로써 마침내 해결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동시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담화문 발표 현장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자리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은 노동부 장관 권한이다.

긴급조정권은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진행한다.

이 조정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노위가 사실상 강제로 중재안을 만들 수도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미 지난 3월 중노위 조정 결렬로 쟁의행위권을 확보한 상태인데,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정부가 노조의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강제로 멈추게 하고 조정장에 끌고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조치는 업계 일각에서 '100조원'으로 주장하는 파업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 손실은 막을 수 있겠지만,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정면충돌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다.

그간 노동부가 긴급조정권에 대해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해 온 이유다. 양측이 파업 전 자율교섭이나 중노위 사후조정 등 대화의 장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11∼12일 중노위 사후조정이 열렸지만, 노조 측이 협상 불가를 선언하며 결렬됐다.

중노위는 바로 16일 한 차례 더 사후조정에 나올 것을 요청하며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에 나섰으나 노조 측이 대화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불발 위기에 놓였다.

김 장관은 15∼16일 연이어 삼성전자 노조 측과 사측을 직접 만나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조율을 시도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양측이 18일 사후조정에 다시 나오기로 하면서 다시 해결의 실마리를 가까스로 찾은 상태다.

사측이 교섭대표위원이었던 김형로 부사장을 교체하라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이고, 노조 측도 교섭 과정 이해를 위해 김 부사장이 발언 없이 조정장에 나오게는 해달라는 사측 요청을 수용하는 등 노사가 한발짝 물러서기도 했다.

중노위 사후조정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 노사 또한 18일 다시 조정장에 나오기로 하면서 기한을 못 박지 않았다.

하지만 18일부터 파업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번 조정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 총리가 긴급조정권을 직접 거론한 것은 파업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업계 파장을 막기 위해 노사가 이번에는 사생결단의 각오로 결론을 내라는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밝히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최근 성명에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긴급조정권 여론몰이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조정권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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