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분위기를 전면 쇄신하기 위한 개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8월31일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개각을 통한 지지율 반등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대치 국면 등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고, 부동산 민심 악화 기류 속 전당대회 이후 이어지는 여당 내 갈등 여진도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8월24∼28일 전국 18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3%포인트 내린 38.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 취임 후 해당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첫 30%대 국정 지지율이자 최저치다. 지난주 발표됐던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에 이어 또다시 30%대 수치가 나온 것이다. 부정평가는 58.7%로 지난주 대비 1.8%포인트 오르며 5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밖에서 긍정평가를 앞섰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19.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리얼미터 국정운영 평가 추이. 챗GPT
이념 성향별로 보면 중도층(41.4%)과 진보층(53.3%)에서 지지율은 각각 3.2%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진보층의 경우 같은 조사에서 7월 둘째 주(74.9%)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당대표 후보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직접 화합을 강조한 만큼 진보층에서의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여전히 계속되는 진영 내 갈등으로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에서 영향력이 큰 유시민 작가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는 집값·전월세 문제 등을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꼽는 동시에 “유 작가 발언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와대는 전날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교체 등을 통해 국정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고, 지지율 회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체감 성과를 만들어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새로 지명된 경제·부동산 정책 사령탑이 완전히 새로운 인물보다는 기존 정책을 함께 이끌어온 차관이 부처 내부에서 승진하는 구조인 데다 청와대 경제정책라인도 바뀌지 않은 만큼 부동산·경제 민심에 어느 정도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李 지지율 30%대 하락, ‘바닥’ 흔들리고 ‘천장’ 낮아졌다
7주 연속 하락 38.9%…두 달도 안 돼 10%p 빠져…40·50대 흔들리고 ‘캐스팅보터’도 이탈…민주당과도 지지율 ‘엇박자’…당청 ‘권력 역전’ 우려…“추석 전 저지선 못 만들면 30%대 고착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취임 후 처음 30%대로 내려앉은 가운데 세부지표에서는 숫자 이상의 경고음이 감지된다. 40·50대 핵심 지지층이 흔들리며 지지율의 ‘바닥’이 약해진 동시에 중도·충청권 등 선거 캐스팅보터가 이탈하면서 반등할 수 있는 ‘천장’마저 낮아지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 방향이 엇갈리면서, 장기화할 경우 때 이른 당청 간 권력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주가량 남은 추석 전까지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할 경우 30%대 지지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7월 둘째 주 48.9%를 기록한 뒤 7주 연속 하락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정확히 10.0%p가 빠진 것이다. 과거 대통령들도 30%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사례가 있는 만큼, 30%대 진입을 본격적인 레임덕의 시작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하락세가 단발성 악재가 아닌 부동산과 사법·경찰 문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났다는 점에서 단기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심지지 기반 40·50대 흔들리며 약해진 ‘바닥’
전체 지지율 못지않게 눈에 띄는 대목은 연령별 지표다.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온 40·50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50대의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7.5%p 급락한 40.8%를 기록했다. 40대에서도 3.1%p 하락한 43.6%로 나타났다. 60대 역시 1.9%p 떨어진 44.4%로 집계되는 등 전 연령에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섰다.
뼈아픈 대목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쳐온 40·50대의 하락세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두 연령층의 지지율은 최근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지지 기반의 이탈은 지지율의 ‘바닥’ 자체를 낮출 수 있다. 하방을 받쳐온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계속될 경우 30%대에서 추가 하락을 막아낼 저지선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철호 폴리시스랩 소장은 “지금은 지지율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지지선과 저항력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렇게 계속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정책이나 메시지를 내놓아도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정책만 소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범진보 진영 통합에 방점을 둔 이번 개각 역시 추가 하락을 막을 ‘저지선’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도·충청 ‘캐스팅보터’ 추가 이탈…낮아진 ‘천장’
지난 대선에서 기록한 49.42%의 득표율 수준을 회복하고 향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반드시 되찾아야 할 ‘캐스팅보터’에서도 이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스스로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2%p 하락한 41.4%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승부처로 꼽혀온 대전·세종·충청에서 8.5%포인트 급락한 30.1%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핵심 지지층의 결집이 추가 하락을 막는 지지율의 ‘바닥’을 결정한다면, 중도·충청의 민심은 향후 얼마나 외연을 넓혀 반등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천장’에 가깝다. 40·50대 이탈로 ‘바닥’이 흔들리는 동시에 반등의 연료가 될 캐스팅보터마저 멀어지면서 지지율의 상·하방이 동시에 압박받는 모양새다. 이들의 이탈이 장기화할수록 40%대를 넘어 대선 득표율 수준까지 지지율을 복원하기 위한 길도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올랐는데 대통령은 하락…“정권 말 현상”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는데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주보다 1.2%p 상승한 43.1%를 기록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38.9%)를 수치상 4.2%p 앞서기도 했다. 여권 전체가 동반 이탈을 겪는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대통령과 여당을 바라보는 민심의 방향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한 차례 조사만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구조적으로 역전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8월24~28일, 정당 지지도는 27~28일 조사돼 조사 기간도 다르다. 그럼에도 이 같은 ‘당청 지지율 크로스’가 향후 추세적으로 확인된다면 정권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통상적으로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현재 권력인 청와대에서 미래권력을 품은 여당으로 권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데, 집권 1년여 만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경우 총체적인 국정 장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여권 내부의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시작되는 가운데 선거라는 ‘진공관’을 거치면 이런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 소장은 “핵심 지지층에서 본격적으로 당과 대통령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했는지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당은 잘하는데 대통령은 못한다고 판단하는 흐름이 굳어진다면 이건 정권 말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기 개각 카드를 꺼내 들며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이것만으로 단기간에 지지율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적으로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처럼 하나의 돌발 악재가 지지율을 끌어내린 경우라면 해당 이슈를 해소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와 이에 따른 청와대의 대응 방향도 향후 국정 지지율 변수로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두고 정치권에서 격화한 위헌 논란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부동산 민심 악화부터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에 대한 불신, 공소취소 논란 등 성격과 해법이 제각각인 악재가 복합적으로 누적된 만큼 하나의 정책이나 인적 쇄신만으로 여론을 되돌리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추석 연휴까지 남은 약 3주가 향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 흐름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추석 전까지 지지율 급반등을 노리기보다 추가 하락을 막을 ‘저지선’을 구축하고 반등의 동력을 확보해 다시 4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30%대 지지율이 일시적인 저점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고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추석이 지나면 곧장 국정감사가 이어지면서 지난 1년여 간 이재명 정부에 대한 혹독한 평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다시 기초체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30%대로 무너진 상태에서 이 국면에 들어가 버리면 국정 동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여권 내부에서도 책임론과 갈등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