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폭탄 피해 커피숍으로!"…카페 피서족에 업주들 '울상'

편집부 / 2016-08-11 16:28:09
전기료 폭탄 무서워 커피숍으로 몰리는 '카페 피서족'<br />
장시간 고객 늘면서 손님 순환 안 돼 커피숍 매출 급감

(서울=포커스뉴스) 11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의 C커피숍은 20여개의 자리 모두 손님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근처에 원룸과 빌라들이 몰려있는 이곳은 지난달 중순부터 연일 손님들로 가득차고 있다.

누진제에 따른 전기료 폭탄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C커피숍을 일종의 피서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동훈(26·가명)씨는 오전 9시부터 자리 하나를 차지한 채 대학교 졸업논문 작성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곳에 매일같이 들러 3~4시간씩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씨는 점심시간을 30분여 앞두고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C커피숍 주인이 이씨에게 "낮 12시부터 주변 직장인들이 올텐데, 자리를 좀 비워줬으면 한다"고 정중하게 부탁한 탓이다.

C커피숍 주인은 "아침부터 몇시간 이상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이 있어 점심시간 장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씨가) 단골손님인 것은 알지만, 부득이하게 비켜달란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을 피해 커피숍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매상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자리를 차지한 채 비켜주지 않는 손님들도 덩달아 늘어나 매상은 오히려 20%가량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35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와 폭염특보 발효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카페 피서족'까지 등장하면서 커피숍 업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가정용 전기료에 누진제가 적용되면서 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이들이 커피숍을 일종의 피서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당장 손님 순환이 되지 않는 커피숍의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C커피숍을 비롯해 마포구의 S커피숍(30자리 규모), 관악구의 P커피숍(20자리 규모) 등에서도 2~3시간 이상씩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전체 손님의 40%에 달했을 정도다.

S커피숍 주인은 "문을 열 때부터 닫을 때까지 커피 한잔만 시켜놓고 시간을 보내는 죽돌이들이 있다"며 "엄연히 장사하는 곳이고 손님 순환이 중요한데, 이러한 손님들이 최근 급증하면서 매상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P커피숍 주인은 "다른 손님을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면 욕을 하는 손님도 있다"며 "손님이 갑이라서 욕을 듣고도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11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의 C커피숍에서 이동훈(26·가명)씨가 대학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2016.08.11 김민 기자 영국 대학생들이 술자리에 참여하기 보다 커피를 즐기며 스터디그룹 활동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2016.02.2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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