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子' 아닌 입대 예정자들의 꿈 '카투사'…경쟁률 증가세

편집부 / 2016-08-03 13:58:28
수개월째 어학원에서 공부하며 토익시험 치러<br />
경쟁률 낮은 점수대와 입영 희망월 노리는 이들도<br />
매년 오르는 지원 경쟁률만큼 카투사 시험 경쟁도 심화

(서울=포커스뉴스) "이달 28일 시험까지 토익점수 780점을 꼭 넘겨야 해요."

2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의 Y어학원에서 만난 대학생 김상현(21)씨는 주한미군에 배속된 육군 사병인 카투사의 지원 자격요건을 맞추고자 어학원을 다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지난 6월부터 2개월 이상 어학원을 다니면서 2번의 토익시험을 치렀지만 카투사 지원 자격요건인 780점을 달성하지 못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다행히 지난달 9일 치러진 321회차 시험에서 목표에 근접한 762점을 받아 김씨에게는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다만 오는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카투사 지원 접수기간 안에 자격요건을 맞추려면 이달 13일 또는 28일 치러지는 토익시험에서 반드시 목표 점수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김씨가 이토록 카투사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김씨는 카투사에 대해 주한미군 내에서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 복무환경 특성상 어학연수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고, 군복무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씨는 "학창시절부터 젬병이었던 영어이지만, 앞으로의 취업 등을 생각하면 최소한 토익점수 900점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어실력도 키우고 군복무도 해결할 수 있는 카투사는 정말 금상첨화와 같은 기회이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은 아니라서 남들 다 가는 어학연수는 꿈도 꾸지 못하다보니 대신 카투사를 노리고 있다"면서 "올해 자격요건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내년까지 좀더 노력해 재도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의경 꽃보직' 논란이 이는 가운데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카투사를 향한 젊은 청춘들의 열정도 들끓고 있다.

보편적인 청년들에게 있어 카투사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나름의 꽃보직으로 비춰지고 있다.

무엇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성적 등 자격요건만 맞추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고, 여러가지 좋은 복무조건 속에 어학연수 효과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카투사 지원 경쟁률은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6.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카투사 지원은 2014년 7.5대 1로 올랐고, 지난해 다시 8.3대 1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토익(780점 이상), 텝스(690점 이상), 토플 PBT(561점 이상)·IBT(83점 이상), 지텔프 레벨2(73점 이상), 플렉스(690점 이상) 등 기존 자격요건에 오픽(IM2 이상), 토익 스피킹(140점 이상), 텝스 스피킹(61점 이상) 등 말하기 어학성적도 포함되면서 경쟁률은 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터넷상에서는 카투사 지원을 위해 자격요건을 맞추려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각종 어학원과 영어교재 광고가 블로그 등을 통해 범람할 정도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대학생 김진운(21)씨, 성대형(20)씨, 신정은(20)씨는 어학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사이로, 무려 3시간여를 카투사 지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어학 점수대별 분산 선발 모집에 큰 관심을 가졌다.

카투사는 영어 성적이 높은 순서대로 뽑히는 것이 아니라 어학 점수대별 지원자 분포비율을 적용해 전산으로 무작위 추첨 선발되고, 이 과정에서 미세한 경쟁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입영 희망월별 경쟁률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장시간 대화를 이어갔다.

지난해 접수한 카투사 지원자 중 올해 2월을 입영 희망월로 지원한 이들이 가장 몰리면서 10.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11월과 12월은 6.8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성씨는 "카투사를 지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부분을 공략한다"며 "상당수 자료를 인터넷상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친구들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지난해에는 자격요건에 맞는 토익점수를 받지 못해 지원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행히 780점을 넘겨 지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라며 "한번 떨어지면 다시 지원할 수 없는 조건상 경쟁률이 낮은 틈새를 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7년도에 입영할 카투사 모집은 오는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병무청 홈페이지 병무민원포털사이트를 통해 진행된다.

지원 자격은 18세 이상 28세 이하(1988~1998년생)의 현역병입영 대상자 중 접수일 기준으로 토익 등 자격요건에 맞는 어학성적을 2년 이내에 취득한 사람이다.

선발된 사람은 내년 1월부터 12월 중 본인이 지원한 입영 희망월에 입영하게 된다.<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 병무청>카투사 지원 자격요건 중 어학성적. <자료출처=병무청 홈페이지 갈무리><자료제공=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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