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운빨' vs '응팔'과 브라운관 vs 스크린, 그리고 류준열 vs 류준열

편집부 / 2016-07-28 14:30:01
류준열,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제수호 역 맡아 열연
△ [K-포토] 포즈 취하는 류준열

(서울=포커스뉴스) ‘운빨로맨스’로 류준열을 만나기로 한 날. 그의 별자리 운세를 찾아봤다. 9월25일생인 류준열은 천칭자리다. 당일 류준열의 운세는 “당신의 신조가 정직, 성실이라고 하여도 오늘 하루만은 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편법을 동원하는게 유리합니다”라고 돼 있었다.

류준열의 반응은? 크게 웃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제 신조가 정직, 성실인 건 맞는데, 오늘 하루도 예외없이, 가감없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신조대로 정직하고 성실한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 이야기를 세 가지로 섹션으로 나눠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운빨로맨스’ vs ‘응답하라 1988’

-‘운빨로맨스’ 종영 시청률이 7.2%(TNMS 기준)였다. ‘응답하라’ 저주라고 불릴 정도로 차기작이 잘 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류준열에게도 적용되는 말일까.

▲ 피할 수 없는 질문이긴 한데요. 저한테는 ‘응답하라 1988’이라는 작품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한 작품으로 남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노년까지 연기생활을 오래한 뒤 ‘류준열의 가장 최고작은 응답하라였다’고 평가돼도 괜찮을 정도예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1988’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했다. 그때는 혜리, 박보검, 고경표, 이동휘 등 친구들과 함께였다. 이번에는 황정음과 둘만의 로맨스로 극을 이끌어야했다. 두 촬영 현장이 달랐을 것 같다.

▲ ‘응답하라 1988’ 때는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친해질 시간이 많았다면요. ‘운빨로맨스’에서 수호를 맡으면서는 여배우와의 돈독한 호흡이나, 일하면서 필요한 호흡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둘만의 시간이 많다 보니 연기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요. 인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황정음에게 들었던 말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 (황)정음이 누나가 ‘신선하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제 연기에 의외성이 많아서 함께 연기할 때 즐겁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사한 말이죠. 달리 생각하면 상대방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고충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황정음) 누나가 워낙 유연하게 대처해 주셔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연하고 배려심 깊게 받아주셨죠.


-제수호가 의외의 애교를 많이 선보였다. 본인의 아이디어였나.

▲ 대본에 쓰여 있었던 것도 있고요.(웃음) 표현은 제몫이었죠. 정말 밑바닥, 단전부터 끌어올린 애교였던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애교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서요. 부끄럽네요.

-막상 해보니 잘 맞았던 애교가 있었나.

▲ 수호가 입을 내미는 모습이요? 어린아이들이 어필하는 모습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쿵쾅거리거나, 입을 내밀거나. 수호를 고민할 때 어린아이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포인트를 준 것 같아요.

-실제로 본인 어렸을 때도 입을 내밀며 어필했을까.

▲ 저도 모르게 그런 부분들이 있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웃음)

◆ 브라운관 vs 스크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대중에게는 크게 알려졌다. 사실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미 스타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였다. 양쪽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다.

▲ 제 피부로 닿는 드라마와 영화 현장의 차이는 아무래도 라이브한 반응이 있냐, 없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영화는 끝을 알고 하는 작업이라면, 드라마는 끝을 모르기 때문에 오는 두려움과 설렘이 있거든요. 양쪽 모두 매력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는 스타가 됐다. 자신도 그런 반응을 느낄 때가 있나.

▲ 못 느꼈다고 하면 사실…(웃음). 예전과 달라진 건 이것 같아요. 이런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몰랐다’의 차이요. 이 배우에게 대본 줄 데가 생겼다는 느낌? 배우와 직접 닿지 않아도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죠. 예전에는 제가 전화를 받지 못해 아쉽게 놓친 작품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함께 일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편하죠.

-류준열이 대중에 크게 알려지기 전 촬영했던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양치기들’, ‘계춘할망’,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 꽤 시간이 흐른 뒤 마주한 작품을 보며 드는 생각이 있었을 것 같다.

▲ 다 제 소중한 작품들이고, 행복하게 촬영했던 작품들이었어요. 부담감이나 창피하거나, 이런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때보다 대중에 알려져 저로 인해 영화가 조금이라도 더 주목을 받고, 기사라도 하나 더 난다면, 그것이 정말 감사하죠. 사람들이 그 작품들을 보고 "잘 봤어요"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더 감사하고 행복하고 그런 마음이죠.


◆ 류준열 vs 류준열

-운도 계속되면 실력이다. 류준열에게 운과 실력은 얼만큼의 비율로 존재하는 것 같나.

▲ 제가 아시다시피 숫자로 얘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데, 확실히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인복'이라고 하죠. 작품은 혼자서 할 수가 없잖아요. 결국 사람들과 만나서 조화를 이뤄야 하고요. 그 시간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너무나 행복하기도 해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서로를 위해 있다고 생각하면요.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하더라고요.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런 모습 때문에 ‘류준열은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말도 생긴 것 같다.

▲ 그 멘트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감사하죠.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말이 어법에 안 맞는 말이잖아요. 그런 말이 생긴 것에 대한 뿌듯함과 감사함이 있죠. 자신감이라면, 제가 예전부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안 하려고 애쓰는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팬분들이 큰 이유인 것 같아요. 팬분들의 응원과 메시지가 큰 힘이 돼요.


-그런 류준열도 어떤 것에 흔들릴 때가 있나.

▲ 결국 저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가끔은 고개를 못 들 정도로 부끄러운 순간도 있고, 울음이 나올 정도로 속상한 기억도 있어요. 촬영을 마치고, 저 혼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해요. 그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시간인 것 같아요. 작업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저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운빨 로맨스’의 메시지는 결국 “현재를 즐겨라”라는 점이었던 것 같다. 류준열씨의 지금은 어떤가.

▲ 지금 모든 순간이 즐거운 것 같아요. 작품을 고민하고, 임하고, 인터뷰하고, 그리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보고. 모든 순간이요. 굉장히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스케줄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어봐요. 팬들이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다들 하고 있어요. 지금을 즐기는 것이 원동력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준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1 김유근 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 역을 맡은 류준열의 모습. <사진출처='응답하라 1988' 공식 홈페이지>류준열은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제수호 역을 맡아 보늬 역의 황정음과 로맨스 호흡을 선보였다. <사진출처='운빨로맨스' 공식 홈페이지>(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준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1 김유근 기자 '글로리데이','계춘할망','양치기들','로봇,소리'에 등장한 류준열의 모습(왼쪽부터). <사진제공=필라멘트픽처스,콘텐츠난다긴다,KAFA,롯데엔터테인먼트>(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준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1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류준열이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1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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