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파업 가결, 그 후폭풍은

편집부 / 2016-06-15 16:54:05
파업 감행시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 불투명…생산차질 가능성도 <br />
현대重 노조, 17일 대의원 대회열고 파업 돌입여부 결정할듯
△ 작업복 차림의 현대중공업노조원들

(서울=포커스뉴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14일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하면서 대우조선을 넘어 조선업 전체 구조조정의 향방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노조의 파업 가결은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여부뿐 아니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둔 현대중공업 노조의 향후 투쟁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노조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조합원 698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85%(5207명)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조합원들의 파업 지지를 얻어냈다. 이로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신청 절차만 거치게 되면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표결 직후인 14일 오후 대우조선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의 의사가 확인된 만큼 회사와 채권단이 마련한 자구계획을 저지하고, 정규직·사내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구성원 전체의 총고용 보장을 위해 총력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6일 특수선 사업부 분할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항의서한을 갖고 산업은행 상경투쟁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차츰 투쟁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특수선 사업부가 회사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알짜부서라는 점을 들어 사측과 채권단의 특수선 사업부 자회사 분리와 지분 매각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특수선 사업부가 분할되면 회사 전체가 해외에 매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노조원들 사이에 팽배한 상황이다.

다만 노조는 "쟁의행위가 가결 되었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와 채권단이 노조가 제안한 3자 협의체계를 구성한다면 파국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화를 통한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채권단의 반응은 냉담하다. '노조가 파업을 감행한다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줄곧 밝혀 온 KDB산업은행은 일단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노조의 추가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가결되긴 했지만 아직 파업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기존에 결의했던 채권단 차원의 추가 자금 지원은 대우조선의 영업이나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또한 "노조의 파업으로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추가 자금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단순히 노조의 동의서 제출 때문에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지원할 것은 하루 빨리 지원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처럼 투쟁수위를 높이려는 노조와 '파업 감행 시 지원 중단'이라는 채권단의 입장이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린다면,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앞서 채권단은 노조로부터 쟁의행위를 일절하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받은 뒤, 대우조선에 올해 상반기까지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1조원가량에 달하는 미집행자금의 추가 투입여부는 불투명해진다.

아울러 노조의 파업 돌입에 따른 생산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조합원 대부분이 생산직 노동자인 점을 감안할 때, 파업에 따른 이들의 공백은 생산에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하반기에 해양플랜트 7기를 인도해야하는 상황이라 생산차질에 따른 인도 지연은 대규모의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한편 이번 대우조선 노조의 파업 가결은 향후 조선사 노조들의 투쟁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7일 울산본사에서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추진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움직임에서도 여파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4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소식지를 통해 "삭발투쟁, 철야농성, 천막설치, 거점지역 농성, 쟁의권 확보를 통한 점거투쟁, 공장을 멈추는 옥쇄파업 등 강력한 투쟁전술로 구조조정에 대응할 것"이라며 끝장투쟁을 선포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임금 단체협상이나 구조조정과 관련한 사측과의 논의가 지지부진하기에 쟁의를 통해 교섭의 빠른 합의를 촉구한다"면서 "17일 임단협 쟁의발생 결의에 따라 파업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서울=포커스뉴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상경한 현대중공업노조원들이 구조조정 중단 및 산업현장 안정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4.29 이승배 기자 지난 8일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금속노동조합은서울시 청운동 새마을 금고 앞에서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과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상경투쟁에 나섰다. 2016.06.08 김성훈 기자 shkim1222@focus.co.kr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