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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의 김종인 대표 |
(서울=포커스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폭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도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추미애 더민주 의원이 전날 김종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호남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언성을 높이며 적극 반박했다.
그는 "당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찰나 자기들(친노)끼리 수습을 못해 정당사에 있지도 않았던 비대위 체제를 만들고 외부 사람을 모셔다가 당을 구해달라고 해서 (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했으면 그것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받아들여야하는 것이 원칙 (아니냐)"며 발끈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갖고 패배를 하지도 않았는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라고 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는 오는 3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당을 이끌어갈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한다.
김 대표 체제의 비대위를 계속 끌고 갈 것인지 또는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성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인데 최근 당내에선 김 대표에 대한 비토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더민주의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에선 호남권 패배에 대한 김종인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김 대표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날에는 20대 총선에서 5선을 달성한 추미애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참패를 가져온 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지금 당은 야당 사상 처음으로 제1당이 된 화려한 승리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60년 전통을 가진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에서 대참패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지지기반의 이탈을 막고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해 하루빨리 현행 과도체제를 종식시키고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정치는 책임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를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타의에 의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김 대표는 비대위 체제를 비판하는 인사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당이 무엇 때문에 비대위를 필요로 했는지의 원인부터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비대위가 생겨 거의 낭떠러지에 떨어질 정도의 당을 두 달여에 거쳐 1당으로 만들었는데 자꾸 비대위에 그런 이야기(기득권)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비대위가 주도한) 공천이 전북권 참패의 문제가 됐다'는 지적에는 "더민주의 가장 큰 취약점은 인재풀이 적다는 것"이라면서 "전북 공천에 대해 어느 지역을 어떻게 하라고 관여를 해본 적이 없다"고 적극 항변했다.
'셀프공천이나 친정체제 구축이 (호남 참패의)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바로 기자의 말을 끊으며 "(논란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더민주가 어떻게 1당의 자리에 올랐는지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 호남에서의 참패를 갖고 몇몇 분들이 (나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을 찾다보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솔직히 말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당내 내홍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민주 의원 및 당직자들이 28일 오후 대전시청을 방문한 가운데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전시 정책간담회에서 김종인 대표가 굳을 표정을 보이고 있다.2016.04.28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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