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르포>대한민국 '대표시장' 남대문시장 민심

편집부 / 2016-04-08 06:00:36
서민 민심 '종합세트'…"국회 무능하다" 한 목소리<br />
새누리, 더민주 각각 전통적인 지지세<br />
양당 대안세력으로 국민의당 지지하기도
△ 더민주 남대문시장 지원유세

(서울=포커스뉴스) 하루 드나드는 사람만 40만명, 일하는 사람만 5만 여명이다. 대한민국 시장 중의 시장, '대표시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다양한 사람들이 24시간 북적이며 모였다 흩어지는 이곳은 서울 중구 남창동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이다.

시장은 선거철이면 반드시 들려야할 정치 1번지로 통한다. 새벽같이 아침을 여는 부지런한 상인들에게 '서민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데다 민생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대문시장의 이런 상징성을 받아들여 이번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유세 출정식을 남대문시장에서 진행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설전인 지난 2월 2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민심을 살피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대표는 창당 직후 첫 행보로 남대문시장을 택하기도 했다.

4·13 총선 일주일 전이었던 6일 오전 8시. 유동인구 층이 두터워 지방색이 옅을뿐만 아니라, 지지하는 정당이 다양했던 남대문 시장 민심을 살펴봤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쏟아낸 정치에 대한 입장은 그야말로 서민 민심의 '종합세트' 같았다.


◆지지정당 있는 듯 없는 듯…"그 밥에 그 나물이다"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번 4·13 총선 두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을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의 '무능력'을 꼬집으며 해를 거듭해도 바뀌는 것이 없는 정치에 대한 회의감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시민들이 몸서리치며 표현한 회의감은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는 말로 대신됐다.

대학교 2학년인 차정은(25)씨는 남대문 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차씨는 "딱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고 말했지만 "(굳이 꼽자면) 새누리당이 싫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새누리당은 공약을 안 지키니까 더불어민주당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실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겠는가"라고 회의감을 비쳤다.

남대문에서 작은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유인선(34)씨는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새누리당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며 "사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유씨는 이번 총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여당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대문시장의 한 건물에서 경비일을 하고 있는 홍기영(73)씨는 "여당을 지지하지만, 일을 잘못하고 있다.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최근 옥쇄파동을 거치면서 50~60대의 유권자가 많이 돌아섰다"며 "이번 일 때문에 총선 판세가 새누리당도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됐다. 민심을 완전히 잃었다"고 평했다.

남대문시장에서 꼬마김밥을 파는 문선숙(59·여)씨는 "서울 종로에서 30여년을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문씨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는 민주당을 지지했다"면서도 "그러나 가면 갈수록 (더불어민주당이) 실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정치를 조화롭게 잘 이끌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음에는 안들어도 (대통령이) 됐으니까"라고 꼬집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식품가게를 운영하는 공기준(54)씨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서대문구에 사는데 우상호 더민주 후보가 괜찮은 것 같아 지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퇴직 후 남대문시장 옷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박인보(72)씨는 "딱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며 "국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좋은 공약을 많이 내놓고 있는 새누리당을 이번에 지지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 새누리 "밥그릇 싸움"-더민주 "무능"-국민의당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희망을 찾았다. 일부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견제세력으로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랐다.

아동복 가게 사장인 노성재(46)씨는 전형적인 "줄 곧 새누리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노 씨는 "다른 젊은 사람들은 진보이지만 나는 보수 쪽으로 기울었다"며 "쭉 계속, 처음부터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남대문시장에서 야채 배달일을 하지만 거주지는 용산인 윤모(67)씨는 "당선이 되나 안되나,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연금을 준다고 해도 필요없다. 좋든 싫든 더불어민주당을 보고 (서울 용산) 진영을 지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허수영(72)씨는 자신을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소개했다. 허씨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잘은 모르지만 다른 당은 반공·친북세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정당은 국민의당을 지지하려고 한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잘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석희(50)씨는 "이번 총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면서도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만 내 지역구에 있는 후보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누리당을 찍지 않으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평소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소개한 이씨는 "이번에는 국민의당을 찍을 것이다"며 "국민의당이 자리를 잡아서 더러운 국회의원들을 한번 물갈이 했으면 좋겠다. 새누리와 더민주만 정치판에 나오니, 국민의당이 나와서 정치판을 바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서울 중구 남창동에 위치한 남대문시장 풍경. 최수진기자. choisj@focus.co.kr20대 총선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6.03.31 박동욱 기자 지난 2일 국민의당 공동 대표로 선출 된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지난 2월 3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2016.02.03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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