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주목해달라"…총선 출사표 던진 이색후보들

편집부 / 2016-03-31 10:53:00
9·11테러 생존자부터 18번 '출마왕'까지<br />
대리기사, 인디밴드 가수 등도…4人4色 이색후보 열전
△ 서울 강동갑 무소속 박승진 후보

(서울=포커스뉴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31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각 당의 치열한 선거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중적 관심은 적지만 묵묵히 지역구를 누비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색 이력을 지닌 후보들이다.

이들은 비록 특이한 이력 때문에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이력보다는 정책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뛰고 있다.

◆ 덤으로 얻은 인생 "어린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서울 강동갑에 출마한 박승진(48·무소속) 후보는 9·11테러 사망자 명단에 오른 이색 이력을 갖고 있다.

2001년 당시 박 후보는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측 건물 77층에서 세계무역센터협회 TV(WTC TV) 수석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던 2001년 9월 11일, 박 후보는 마침 고장난 집전화를 고치느라 출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박 후보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쌍둥이 빌딩에 여객기가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당시 모든 통신수단이 마비되면서 생사 확인방법이 없었던 탓에 박 후보의 이름은 CNN 공식 사망자 명단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9·11테러 이후의 삶을 '덤'이라고 표현한 박 후보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배고픈 아이가 없고, 공부하고 싶은 아이는 누구나 공부할 수 있으며, 편하게 잠자고 쉴 수 있는 대한민국과 강동구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인디밴드 출신 후보자 "신촌서 거리공연으로 시민과 소통할 것"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김영준(40·녹색당) 후보는 거리에서 노래하는 뮤지션이다.

2011년까지 인디밴드로 활동했고 2012년부터는 '하늘소년'이라는 예명으로 홍대와 신촌 일대에서 노래했다.

지금까지 4개의 앨범을 낸 김 후보는 자신의 노래 중 애착이 가는 곡으로 '콩나물국만 먹는 유일한 이유'를 꼽는다.

돈이 없어 콩나물국만 먹는 청춘들의 모습을 노랫말로 풀어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풍자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본인의 장기인 노래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신촌 일대에서는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노랫말로 전하는 '정책 버스킹'도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예술활동을 하면서 소득이 일정치 않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을 많이 본 김 후보는 "예술인을 비롯해 국민들이 기초적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기본소득 40만원을 보장하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대리기사' 총선 후보? "마음의 빚 갚으려 나왔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원옥(58·무소속) 후보의 직업은 '대리기사'다.

2013년부터 3년 동안 서울에서 대리운전을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대리기사는 그저 직업일 뿐 총선에 뛰어든 이유는 따로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학 석사 출신이지만 지금까지 중소기업과 노동자를 위해 한 일이 하나도 없었다는 자책이 그가 이번 총선에 출마한 진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노동조합법 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양대 노총이 주도하는 귀족노조의 폐해를 고발하고 싶다고 했다.

당선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알면서도 정치 1번지인 종로에 출마한 이유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동조합법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번 선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이 후보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대기업 고연봉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제한하고 그 혜택을 월소득 300만원 미만의 저임금 노동자에게 돌려줘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 17전 18기 신화에 도전하는 '출마왕'


광주 동남갑에 출마한 강도석(61·무소속) 후보의 별명은 '출마왕'이다.

88년 13대 총선부터 이번 총선 이전까지 모두 17번 선거에 나갔기 때문이다.

이번 20대 총선이 강 후보에게는 18번째 도전이다.

국회의원 선거 7번, 구청장 선거 6번, 시의원 선거 4번 등 17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당선된 적은 2007년에 실시한 시의원 보궐선거 단 한 번뿐이다.

그래도 강 후보는 그동안 인지도를 쌓은 탓에 요즘 전국 각지에서 오는 격려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강 후보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출마횟수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도 '무소속'으로 지금까지 출마한 것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한다.

정당정치가 만든 '잡탕정치'를 청산해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것이 출마 이유이기 때문이다.

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다면 다음에는 19대 대선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정정당당하게 무소속 대 무소속으로 맞붙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서울 강동갑 무소속 박승진 후보. <사진제공=박승진 후보>서울 서대문갑 녹색당 김영준 후보. <사진제공=김영준 후보>서울 종로 무소속 이원옥 후보.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광주 동남갑 무소속 강도석 후보.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