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이한구 강공 드라이브<br />
100% 상향식 공천…김무성의 반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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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과 정두언 |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을 둘러싼 '무·한 전쟁'의 1차전이 이 위원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 위원장이 지난 4일 발표한 9곳의 단수추천지역과 4곳의 우선추천지역이 7일 당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통해 추인된 것.
이날 최고위 회의 오프닝, 공개석상에서 김무성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단수추천지역'과 '우선추천지역'의 후보로 추천된 인사는 경선 없이 오는 4·13 총선의 본선으로 직행한다. 이는 100% 상향식 공천을 천명한 김 대표의 원칙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날 결정으로 김정훈(부산 남갑)·서용교(부산 남을)·조경태(부산 사하을)·정용기(대전 대덕)·원유철(경기 평택갑)·유의동(경기 평택을)·김태흠(충남 보령서천)·장석춘(경북 구미을)·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등 9명은 경선없이 20대 총선 본선으로 직행하게 됐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고, 상향식 공천 정신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근거를 대는 것이 맞다. 그리고 앞으로 물밑에서 공관위와 소통을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 이어 회의를 마치고도 기자들에게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회의장을 떠났다. 100% 상향식 공천의 원칙이 무너졌음에도 그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 '살생부 파동' 명분 잃은 김무성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과 충돌한 뒤 7일 현재까지 20일 가까이 침묵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살생부 파동을 전후로 해, 침묵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살생부 파동 이전의 침묵이 항의성이었던 것과 달리, 이후에는 공관위에 대해 발언을 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것.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달 18일 '우선추천지역'을 확대·도입하겠다는 이한구 위원장과의 갈등에 "당 대표로서 최고위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이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공관위원들에 대해 당 대표가 자꾸만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안 된다)"며 "그런 언행을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해 김 대표와 심하게 갈등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6일 살생부 파동이 불거졌다.
정두언 의원은 당시 '친박계 핵심 인사가 김 대표에게 현역 의원 40여명의 물갈이를 요구했다'고 밝혀 한바탕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이한구 위원장은 "3김(金) 시대 음모정치의 냄새가 난다"며 "당에서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유야 어쨌든 간에 (논란의 중심에) 당 대표가 있다는 것도 심각한 일"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결국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클린공천위가 즉각 조사해 엄중처리하기로 한다는 최고위의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고도 했다.
결국 김 대표는 7일 단수추천지역과 우선추천지역 1차 발표에 대해 '제어할 의무'는 행사조차 하지 못한 채,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했다.
◆ 이어지는 이한구 강공 드라이브
'기 죽은' 김무성 대표를 향해 이한구 위원장의 '강공'이 이어졌다.
지난 3일 공천심사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됐을 때 이 위원장은 즉각 대응했다.
공관위의 책임 논란을 원천 차단하면서 "국정 발목을 잡은 야당의원들의 지역구에 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심한 '알레르기'를 가진 전략공천을 이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공세였다.
이 위원장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가 "절대 공관위원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며 유출 책임 논란을 원천 차단했다.
그는 "공관위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료들은 원체 민감하기 때문에 절대 바깥으로 유출할 수 없다"며 "위원들은 그 자료를 본 뒤에 반납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난 몇 년동안 국정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의원들의 지역구에 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또 전략공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이 들면 우선추천 지역으로 할 것이다"며 "특히 국정의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의원들을 낙선시키려는 의지가 강하신 분들은 그런 곳에 신청을 많이 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 '어떻게 이런 자료가 돌아다닐 수 있느냐'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위원장이나 공관위를 겨냥한 어떠한 공개 발언도 하지 않았다.
◆ 100% 상향식 공천…김무성의 반격은?
그렇다고 김무성 대표가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듯 하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공천면접장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단수 추천은 당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단수·우선추천 지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지금 단수추천에 문제가 있다. 단수추천을 하면 2위, 3위였던 사람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지만 같이 (경선을) 붙여놓으면 출마를 못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김 대표는 이날 면접에 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면접을 본 복수의 예비후보들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그는 또 "상향식공천은 민주주의의 꽃이자 완성" "나는 30년동안 민주주의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에 최대한 민주적인 방법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 "상향식공천의 정신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등의 발언을 통해 상향식 공천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발언들을 고려한다면 김 대표가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단수추천지역 확정 결정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탈당' 등의 강수를 둘 경우 다시금 김 대표에게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공천을 둘러싼 '무·한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 공천이 확정된 이후 승패가 판가름날 것이기 때문이다.김무성(오른쪽)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위원장. 박동욱 기자 '공천 살생부' 관련 논란을 받고 있는 정두언(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뒤로 김무성(왼쪽) 대표와 이철우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주말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에게서 현역 의원 40여명의 '살생부'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2016.02.29 박동욱 기자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당내 지역 예비후보 여론조사 문건 유출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6.03.04 박철중 기자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실시된 공천면접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가 당당하게 면접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6.03.06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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