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선발진 합류는 '양날의 칼'<br />
조상우, 미래 팀성적 위한 선발 전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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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마무리 윤석민 |
(서울=포커스뉴스) 프로야구 KIA 윤석민, LG 봉중근, 넥센 조상우. 이들 세 투수는 올시즌 불펜에서 풀타임 선발로 보직이 일단 변경된다. 이들이 마무리로 나선다면 20~30세이브는 틀림없다.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만큼 KIA, LG, 넥센의 뒷문은 확실이 약해진다.
윤석민, 봉중근, 조상우의 선발 전환 결정은 팀 성적과도 직결되는 셈. 이들이 선발로 전환할 때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둬야 할까. 일반적으로 30세이브 투수일 경우 최소 10승에서 15승 정도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불펜과 마무리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지금이라면 최소 승수를 2~3승 정도는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일단 투구수를 늘려야 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한구 한구에 온힘을 다했던 마무리와는 달리 선발은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투구수 조율과 이닝 소화능력은 선발의 중요 덕목 중 하나다.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인 정규시즌이라면 더 그렇다. 팀 마운드 전력 정비에 여유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민과 봉중근은 선발과 불펜으로 오간 경험이 많아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만 소화하면 선발 역할을 무난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윤석민이라면 투수 부문 타이틀 도전도 가능하다. 윤석민은 평균자책점 1위 2회(2008년·2011년) 다승 1위, 탈삼진 1위, 승률 1위(이상 2011년) 등을 차지한 바 있다. KIA가 윤석민의 선발 전환으로 벌써부터 최강 선발진이라 꼽히는 배경이다. KIA는 이미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출신 노에시까지 선발진 구성을 마쳤다.
윤석민으로서는 팀 사정상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가 중요하다. 불펜과 마무리에 대한 부담을 줄여줌과 함께 지난시즌 빈약했던 득점력을 신경써야 한다. 윤석민은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하나다. 투수 4관왕에 올랐던 2011년처럼 싱싱한 어깨를 가진 20대 투수가 아니라는 점은 부담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그때와 달리 노련함이라는 새 무기를 가지고 있다.
봉중근의 선발진 합류는 어찌보면 양날의 칼이다. 봉중근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마무리가 어려워졌고, 선발 전환이라는 선택을 해서다. 봉중근의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구위나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그 능력을 활용하기 어렵다. 많은 투구수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걱정거리다.
봉중근은 지난해 9월 kt를 상대로 2차례 선발 등판했다. 첫 경기는 4이닝 1실점하며 선발 전환 과정으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두번째 경기는 4와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2경기 모두 홈런을 허용하며 구위에 의문점이 생겼다. 봉중근은 2016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구위 회복을 위한 체력 보강과 변화구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봉중근이 선발진에 안착한다면 LG는 외국인투수 2명에 봉중근-류제국-우규민 등으로 5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반면 올시즌 임지섭에게 기회를 준 것처럼 새로운 선발투수를 육성하는 움직임은 더뎌질 수 있다.
조상우의 선발 전환은 미래를 위한 승부수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하며 뒷문이 약해졌다. 여기에 한현희까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제외됐다. 조상우까지 선발 전환하며 승리불펜 3명 모두가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새로운 마무리로 기용하기 보다 선발 전환을 결정했다.
넥센은 매 시즌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국내 투수 중 믿음을 주는 선발이 없어 외국인투수 2명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해야 했다. 결국 이들 2명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일이 잦았다. 3선발 요원이 좀체 나오지 않았다. 문성현 등은 성장이 더뎠고, 한현희의 선발 전환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 양훈도 내년 시즌 지켜봐야 한다.
조상우의 선발 전환이 성공한다면 넥센은 당분간 선발진 구성 고민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선발진 안정은 불펜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서울=포커스뉴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IA-두산 경기, 8회 KIA 마무리 투수 윤석민이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15.09.10 우정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t-LG전에서 LG 봉중근이 6년만에 선발로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2015.09.04 우정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넥센 교체 투수 조상우가 역투 하고 있다. 2015.08.14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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