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한적 총재 "올해 안에 북한 방문하고 싶다"

편집부 / 2015-07-18 05:00:01
"저도 어떤 면에서는 이산가족…분단 70년 맞아 상시 상봉으로"
"전 국민 대상 안전교육 실시…'예스 레드 크로스'운동 펼치겠다"
△ 김성주 한적 총재 "'예스 레드 크로스' 운동 펼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가 18일 총재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십자사가 21세기 시대적 요구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액션(Action) 110'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일하는 방식을 젊고 효율적이며 스마트하게 새롭게 바꾸는 '예스 레드 크로스' 운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5.7.18 <<대한적십자사>> ymkim@yna.co.kr

김성주 한적 총재 "올해 안에 북한 방문하고 싶다"

"저도 어떤 면에서는 이산가족…분단 70년 맞아 상시 상봉으로"

"전 국민 대상 안전교육 실시…'예스 레드 크로스'운동 펼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김성주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는 18일 "올해 안으로 북한에 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언제라도 북한에 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방북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방북하게 된다면 다자간을 통해 가게 될 것"이라며 만약 방북이 성사된다면 자연재해와 사회재난 구호, 보건안전 등 적십자와 관련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이어 "남북통일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른 시일 안에 통일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북에 있는 동포를 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다만 이념이 다른 형제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올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전망과 관련해 "타이밍은 우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양쪽이 협상할 땐 좀 더 넉넉한 쪽이 통 큰 제스처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고 정부에 통 큰 제안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12만 명의 이산가족 중 절반가량은 별세했고, 나머지 6만 6천 명만이 생존해 안타깝다"며 "북측에 열심히 시그널을 보내고 있으며, 북쪽에서 좋은 소식이 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에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상시 상봉으로 발전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총재는 자신도 어떤 면에서는 이산가족이라고 털어놨다.

몽양 여운형(1886-1947) 선생의 딸 여연구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오래전 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을 때 북한산 산삼과 비단을 들고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와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정확한 연도와 회의명은 알지 못했다.

여 부의장이 1991년 11월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국제 토론회에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을 당시로 추측된다.

김 총재는 "어머니가 여씨인데 여씨들은 거의 모두가 일가친척이며, 여 부의장이 먼 고모뻘이 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그때야 나도 이산가족 중의 한 사람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자신이 9개월 전 한적 총재직을 수락한 두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16일 대한적십자사 제28대 총재 취임 당시 정치권 보은 인사 논란 등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 그동안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평소 행동하는 지식인, 봉사하는 기업인이 되길 바랐다는 김 총재는 자신의 유학 시절 등 국제 경험과 감각을 토대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을 통해 통일의 밑거름이 될 남북한 긴장 완화에 이바지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외국에서 많은 국제정치학자들의 강연과 글을 접하면서 한반도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게 됐고, 자연스레 그의 관심 범위가 남북 분단과 교류, 통일 문제로 확대됐다.

김 총재는 180여 개국의 국제적십자연맹이 가진 힘을 잘 활용한다면 다자간 국제 교류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냉전 속에 동·서독으로 분단됐다가 하나로 합쳐진 독일처럼 일관된 통일 정책을 펴 달라고 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유는 110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적십자사를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맞게 재탄생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인의 경험을 활용해 적십자사 내부 업무, 적십자사와 정부의 관계, 성금 모금 방법 등을 새로 설정하거나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지난달 20∼25일 몽골을 방문해 동북아 5개국 적십자사 지도자 회의에 참석했던 얘기도 털어놨다.

그는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에 5개국 청소년을 위한 수련원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5개국은 남·북한과 중국, 일본, 몽골이다.

5개국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재해·재난 구호와 보건 안전 등 적십자 인도주의 교육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신속한 구호 체계를 구축하고자 5개국 적십자사가 지역재난대응팀을 구성, 국경의 구분 없이 매년 증가하는 대형 재난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국내적으로는 국제재난구호대응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회의가 열린 몽골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변모하는 가운데 남북 양측 근로자들이 모두 일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지역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남북의 완충지대가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번 몽골의 동북아 5개국 회의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적십자사연맹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의 덕분이라고 김 총재는 역설했다.

아태회의는 50여 개국 적십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뤘으며, 특히 동북아 5개국 대표의 회의도 마련돼 북측 대표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은 자리였다고 그는 평가했다.

김 총재는 자신이 북측에 "우리가 생전에 통일된 국가를 이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아태회의 참석으로 김 총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올해는 국회 국정감사에 꼭 제시간에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재는 대북 교류 업무 외 재해·재난 구호, 보건안전, 사회봉사 등 적십자 다른 업무에도 열의에 차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21세기 시대적 요구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액션(Action) 110'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일하는 방식을 젊고 효율적이며 스마트하게 새롭게 바꾸는 '예스 레드 크로스' 운동을 펼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액션 110 실천의 하나로 총재실을 회의실로 바꾸고 '종이 없는 회의'를 여는가 하면 '적십자 돈 1원이라도 자신을 위해 쓰지 말라'며 1억원의 연간 업무 추진비 전액을 반려하는 등 솔선수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역점사업의 하나로 오는 9월부터 적십자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 총재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안전교육 하나만은 확실하게 책임지자는 각오로 적십자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적십자 아카데미는 온오프 라인으로 자연재해와 사회재난 대피 및 구호, 보건안전 등에 대한 이론과 실기 교육을 한다.

"여성이 깨어나면 나라가 깨어납니다."

여성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김 총재는 여성을 사회 변화의 주체 세력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여성이 변화의 주체가 되자는 꿈을 갖고 30∼40대 여성 봉사요원을 중심으로 적십자사 레이디스 클럽을 만들었다"며 "대한민국 여성의 문화인 '나눔과 배려'를 사회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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