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세 잘 막았나'…내주초 성적표 나온다

편집부 / 2015-06-13 08:30:01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환자 증가세 진정 기미
3차 유행지·4차 감염·지역사회 전파 여부 '주목'

'메르스 확산세 잘 막았나'…내주초 성적표 나온다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환자 증가세 진정 기미

3차 유행지·4차 감염·지역사회 전파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그동안 확산일로를 걸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유행세가 꺾여 안정세를 찾을지, 더한 장기전으로 갈지 여부는 다음주 초반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 동안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의 확산세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던 방역당국의 '성적표'가 이 기간 추가 감염 환자 수로 나올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일단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수가 줄어들며 환자 증가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추가 감염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병원들이 존재하고 3차 감염자를 통한 추가 감염 환자 발생 여지도 작지 않다.



◇ 삼성서울병원 發 추가 메르스 환자수 감소세

이번 한 주 동안메르스의 최대 격전지는 삼성서울병원이었고, 전투의 상대는 이른바 두번째 '슈퍼 감염자(super spreader)인 14번 환자(35)에게서 퍼져나온 메르스 바이러스였다.

일단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은 사람이 발생할 수 있는 시점(12일)은 지났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사흘 동안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는데, 12일은 이 병원 마지막 체류일인 29일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의 체내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난 날이다. 다만 증상발현일이 12일 이전이지만 확진 판정이 늦은 경우는 이날 이후에도 환자가 추가될 수는 있다.

일단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방역 '전쟁'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수는 8일 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일 3명으로 줄었으며 10일과 11일 각각 10명이었다가 12일에는 다시 3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3차 감염자에게 다시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은 4차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이 병원에서 14번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를 통한 추가 감염 환자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11일 추가된 환자 중에서는 14번 환자가 주로 머물던 응급실이 아니라 같은 층 다른 진료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던 사람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 평택성모·삼성서울 이은 제3의 유행지 등장할까

이날까지 14번 환자에게서 메르스에 옮은 사람은 모두 63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감염자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방역당국이 이 병원에서 치른 지난 전투에서 이만큼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이다.

지난 한주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등을 통해 제대로 밀접접촉자들을 걸러내지 못했다면 다음주 또다른 슈퍼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방역당국은 1차 유행지인 평택성모병원과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3차 유행지가 등장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되지 않고 병원내 감염 차원을 유지한다면 메르스가 유행하는 새로운 병원을 막아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행 상태를 종식시키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16번 환자(40)가 거쳐간 건양대 병원과 대청병원(대전)의 환자 감염 발생 건수는 각각 9명, 8명이며 15번 환자(35)가 입원했던 한림대동탄성모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4명이다.

다행히 최근 사흘간 이들 병원 중에서는 한림대동탄성모병원 의료진인 117번 환자(25·여)가 추가된 것이 유일하다.

다른 병원 중에서는 최근 잇따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평택굿모닝병원이 주목된다. 11일 118번 환자(67·여)와 121번 환자(76)에 이어 12일에도 126번 환자(70·여)가 이 병원을 통한 감염자로 발표돼 3명이나 환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14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사람이다.

90번 환자가 거쳐간 대전 을지병원, 98번 환자가 거쳐간 서울 양천구 메디힐 병원, 115번 환자가 머물렀던 경남 창원 SK병원 역시 3차 유행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병원은 각 메르스 감염 환자가 감염된 후 확진 전까지 수일간 머물렀던 곳이다. 아직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이들 병원에서 추가 환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지가 메르스의 유행세를 막는 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12일 메르스 현황 브리핑에서 "이들 병원에서 다수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 메르스, 지역사회로 전파됐나…119번·126번 환자 '주목'

방역당국은 그동안의 메르스 전파가 모두 병원 내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즉 병원 밖의 열린 공간으로 메르스가 전파된다면 메르스 방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로의 전파 가능성을 고려할 때 주목되는 환자는 경기도 평택지역 경찰관인 119번 환자(35)와 126번 환자다.

방역당국은 119번 환자의 감염 경로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잠정'이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이 환자가 평택박애병원에서 52번 환자(54·여)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두 환자의 접촉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실제로 평택박애병원의 CC(폐쇄회로)TV 기록을 보면 119번 환자가 다녀가고 난 뒤 17분 후에 52번 환자가 도착해 두 사람은 마주치지 않았다.

방역당국이 CCTV 기록만으로는 두 사람이 접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간차이를 따져보면 이들이 만났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119번 환자는 박애병원에 가기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친구와 술자리를 가진 뒤 메르스 의심증상이 발생했지만 이 친구는 유전자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애병원에서 감염됐다면 이 병원에서의 메르스 확산 우려가 발생하는 것이며 술자리에서 친구를 통해 감염됐다면 이 친구가 새로운 메르스 감염원이 되는 만큼 감염세 확산 우려는 더 커지게 된다.

12일 메르스 감염 환자로 추가된 전문 간병인 126번 환자(70·여)의 감염경로 역시 모호해 병원 밖 감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역당국은 126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 병원에서 간병일을 했다고 밝혔지만 평택굿모닝병원측은 "간병인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126번 환자는 이 기간 간병일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126번 환자는 9층 병동에서 일했고 14번 환자는 8층 병동을 써서 접촉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이 환자는 방역 당국에 의해 자가격리 대상자로 포함되지 않은 사람이라 병원 밖에서 누군가에 의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았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의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이 널리 확산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고 사실상 지역감염은 있어도 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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