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권 단체 "할리우드에 여성 설 자리 없다"

편집부 / 2015-05-13 08:23:19
연방 기관에 성차별 개선 촉구 서한 보내


미국 인권 단체 "할리우드에 여성 설 자리 없다"

연방 기관에 성차별 개선 촉구 서한 보내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인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총연맹(ACLU)이 미국 영화 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에 만연한 심각한 여성 차별을 해결해 달라며 연방 정부에 개입을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ACLU는 여성 감독 50명이 보고 겪은 성차별 증언과 사례를 담아 할리우드에서 여성 고용 평등을 촉구하는 서한을 연방 기관 세 곳에 보냈다.

ACLU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감독 선발 후보 명단을 공개토록 하고 여성 감독의 명단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이를 제작자에게 연결할 수 있도록 연방 기관이 성차별 조사에 적극 개입해달라고 주문했다.

ACLU는 공공연구조사를 수행하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연례보고서인 '셀룰로이드 천장'을 인용해 지난해 수익을 많이 낸 상위 250개 영화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고작 7%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1998년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여성에 대한 할리우드의 조직적인 편견이 작용했다고 ACLU는 풀이했다.

'셀룰로이드 천장'은 여성과 소수 민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을 빗댄 할리우드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를 의미한다.

ACLU는 또 거대 스튜디오 제작사들의 노골적인 여성 차별로 지난해 TV 프로그램 제작자의 여성 비율도 17%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는 여성 중심적인 영화가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음에도 여성이 제작한 영화를 일종의 '틈새' 영화로 낮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흑인의 인권사를 다룬 영화 '셀마'를 만든 여성 감독 아바 두버네이가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감독상에서 외면받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뿌리 깊은 할리우드의 여성 차별 시각과 무관치 않다.

그간 오스카상 감독상 후보로 거론된 여성은 4명에 불과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인권단체와 여성 영화인들은 "남성 감독은 여성 영화를 잘 만들지만, 여성 감독은 남자 영화를 잘 만들지 못한다"는 할리우드의 시각에 대해 남성과 똑같은 기회를 누리지 못한 것에서 기인하는 편견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은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가 수상 소감으로 미국 여성의 동일임금과 평등권을 위해 싸우자고 주장하면서 할리우드의 여성 불평등 문제는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차별 없는 남녀 임금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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