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안전 우려에도 부산항대교 불꽃쇼 강행 결정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교량 안전성 우려에도 부산시가 부산항 축제(29∼31일) 기간에 부산항대교에서 불꽃 쇼를 강행하기로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항 축제 개막식 때 연출하기로 한 '부산항 대교 불꽃 쇼'를 안전성 논란을 무릅쓰고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부산항대교 불꽃쇼 계획은 교량 관리운영사인 북항아이브릿지 측에서 가연성 케이블 피복 때문에 교량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한 사안이다.
부산시는 북항아이브릿지 측에서 계속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10여 분간 불꽃 쇼를 진행하기로 했던 애초 계획에서 물러서 개막식 시작과 마무리 시점에 부산항대교 상판에서 10여 발을 축포 형식으로 쏘고 나머지는 교량 밑 바다에 설치한 바지에서 쏘기로 했다.
부산항대교 2개의 주탑에서 드리운 케이블과 케이블 사이 40여m 공간에서 불꽃을 쏘면 케이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부산시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불발탄이 발생하면 교량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북항아이브릿지 측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했고, 부산시는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 형태의 공문을 북항 아이브릿지에 보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대교는 교각 위에 세운 2개의 주탑에서 비스듬히 드리운 케이블로 다리 상판을 지탱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지어졌다.
문제는 주탑과 상판을 연결하는 PWS(Parallel WireE Strand) 케이블의 피복이 화기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부산항대교 케이블은 와이어로프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거나 비나 습기, 해풍의 영향으로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High Density Polyethylene)으로 감싸져 있는데화기가 닿으면 쉽게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항아이브릿지 측은 불발탄이 케이블에 닿으면 HDPE 손상이 불가피하며, 만약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부분 보수가 불가능해 손상된 케이블을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항대교에는 160개에 달하는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케이블 1개 가격은 3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교체하려면 대형 크레인이 필요한데 교량 하중 문제 때문에 교량 아래 바다에 바지와 크레인 등 장비를 설치해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부산시 내부의 토목 관련 공무원들도 교량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부산시는 서병수 시장의 특별 지시라는 이유로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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