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음식 이야기 떠들다 보면 카메라 눈에 안 보여"

편집부 / 2015-05-12 13:54:25
'마리텔'·'집밥백선생'·'한식대첩' 등 '백주부'로 상한가
"음식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려고 방송…끼는 몰라"

백종원 "음식 이야기 떠들다 보면 카메라 눈에 안 보여"

'마리텔'·'집밥백선생'·'한식대첩' 등 '백주부'로 상한가

"음식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려고 방송…끼는 몰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차줌마'가 조선시대로 떠난 사이, 새로운 강자 '백주부'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백주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백종원(49)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요리사 자격증도 없는 이 남자는 올해 초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신들린 요리 실력으로 우리를 홀렸던 '차줌마' 차승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동안 음식점을 여럿 운영하는 사업가, 그도 아니면 배우 소유진과 나이 차 많이 나는 남편 정도로 알려졌던 백종원은 요즘 백종원 그 자체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백종원은 '요즘 백주부 인기가 차줌마를 넘어설 지경'이라는 인사에 민망함을 잔뜩 담은 "아유"라는 대답부터 내놓았다.

"그냥 많이들 알아보세요. 지방에 촬영차 가도 좋아한다고, 팬이라고 하는데……. 제가 연예인도 아닌데 팬이라고 하니……."



◇ "'마리텔' 초반엔 채팅글 보고 욱할까 봐 걱정"

백종원의 인기는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되는 MBC TV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요리를 주제로 1인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다.

그의 방송 채팅방은 누리꾼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온라인은 '백종원 김치볶음밥, 백종원 샌드위치, 백종원 까르보나라' 요리법을 경험한 사람들의 후기로 넘쳐난다.

가끔 설탕을 아낌없이 투하해 '슈가보이'라고도 불리는 백종원의 방송에는 어떤 중독성이 있는 걸까.

"방송에 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머뭇대던 백종원은 "시작할 때는 낯설고 카메라를 의식하지만 10분, 15분 음식 이야기를 떠들어대다 보면 카메라가 눈에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가 '마리텔'에서 유독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건, 요리라는 콘텐츠뿐 아니라 누리꾼들의 소소한 글 하나에도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그의 소통법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가령 '마리텔'에서 "브로콜리를 초장에 찍어 먹는 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가 누리꾼들이 농담 식으로 초장에게 사과하라고 재촉하면 공손한 자세로 카메라를 향해 "초장님, 죄송합니다"라고 응해주는 식이다.

백종원은 그 이야기에 껄껄 웃으면서 "그건 훈련"이라면서 "나이 먹고서도 게임을 많이 해서 채팅창 글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마리텔' DJ는 날 것 그대로인 댓글들과 맞닥뜨려야 한다. 아내가 유명인인 만큼 백종원도 부담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질이 급한 편이라 그런 (악성) 댓글들을 보고 욱할까 봐 걱정도 했다"는 백종원은 "갈수록 채팅창 글들이 좋아지고 음식과 관련된 농담만 해줘서 재미있다"고 밝혔다.



◇ "음식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려 방송 시작"

백종원은 tvN의 새 프로그램 '집밥백선생'(19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9시40분 방송)과 올리브TV '한식대첩3'(2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9시40분 방송)에도 출연한다.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에서 김구라, 윤상, 손호준, 박정철 등 요리와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는 4명의 제자에게 가정 요리 비법을 전수할 예정이다.

백종원은 "집밥 요리법 같은 방법적인 측면보다는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저거 별거 아니잖아'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일단 자신감을 얻으면 집에서 요리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집밥 백선생'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엿볼 수 있는 그의 요리 철학이기도 하다.

TV스타 백종원은 "믿지 않겠지만 제가 방송에 출연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어찌하다 보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요식업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심심찮게 언론을 타던 그가 방송에 발을 들인 계기는 나름 단순하다.

"프랜차이즈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특허 등록이 되지 않으면 독특한 콘셉트를 잡아서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누가 베끼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막는 하나의 방법으로 브랜드 간판에 제 얼굴을 걸었어요. 반응이 좋긴 했는데 '사업하는 사람이 요리사도 아니면서 왜 요리복을 입은 모습을 걸었냐'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는 "무엇보다 저도 음식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싶어서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오면 조금씩 출연했다"면서 "한식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TV 출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백종원과 요리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그는 "제 인생에서 요리는 별것 아니"라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식가인 아버지를 따라서 설악산에 가도 산은 올라가지 않고 '설악산 ○○식당'만 들르고 올 정도로 온 가족이 맛을 찾아다녔다.

그 덕에 워낙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바깥에서 다양한 음식을 사 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지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결국 요리를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서 아침도 자장면으로 시작하던 백종원이지만, 결혼한 뒤로 아내가 좋아하는 파스타로 대신한다.

아내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된 백종원은 약간의 부끄러움과 함께 "아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둘이 외출하면 유명한 한 사람 때문에 한 사람이 불편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둘이 같으니깐요. (웃음) 참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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