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뉴스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슈퍼 하이틴' 돌풍이 거세다.
오는 9월10일에 18번째 생일을 맞는 17세 소녀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열리는 LPGA투어 킹스밀챔피언십에 주최자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LPGA 투어 비회원인 헨더슨은 이로써 스윙잉스커츠LPGA클래식, 노스텍사스슛아웃에 이어 LPGA투어 3개 대회 연속 출전한다.
앞선 두 대회에서 헨더슨은 눈부신 경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리디아 고(18)가 우승한 스윙잉스커츠클래식에서는 3라운드 단독 선두에 나서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끝에 1타차 3위를 차지했다.
노스텍사스슛아웃에서는 2라운드에서 65타를 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3, 4라운드에서 부진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공동 13위라는 만만치 않은 성적을 냈다.
2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이 16만1천557달러. LPGA투어 회원이라면 상금랭킹 29위에 해당한다.
2차례 대회에서 모두 '언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 그리고 퍼트 솜씨를 뽐냈다.
경험만 조금 더 쌓으면 당장 LPGA투어에서 강호 대열에 오를 가능성을 보였다.
헨더슨은 한 살 많은 '천재 소녀 골퍼' 리디아 고와 여러모로 닮았다.
헨더슨은 리디아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골프에서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원래 아이스하키를 하던 헨더슨은 골리로 재능을 보였지만 골프에 전념하기 위해 골리 장갑을 벗었다.
15살 때인 2013년 캐나다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학기말 시험을 끝낸 지 일주일만에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이듬해에는 US여자오픈 공동 10위에 입상해 올해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여자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미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해 미국 땅에도 이름을 알렸다.
14살 때 캐나다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작년에도 두 차례 더 우승했다. 캐나다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 우승 3차례를 모두 아마추어 신분으로 일궈냈다.
리디아 고가 뉴질랜드의 '국보급' 골프 천재라면 헨더슨은 캐나다가 낳은 '보물'인 셈이다.
핸더슨은 미국 플로리다대에 진학해 아마추어 선수로 한동안 활동할 계획이었지만 대학 선수 생활이 골프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해 과감하게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프로 전향 과정에서 헨더슨은 큰 장애를 만났다.
만 18세가 되기 전에는 회원이 될 수 없다는 LPGA 투어 규약 적용 대상에서 빼달라는 신청서를 LPGA 투어에 제출했다가 거부당한 것이다.
LPGA 투어는 이에 앞서 알렉시스 톰프슨과 리디아 고가 낸 특례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톰프슨과 리디아 고는 LPGA 투어의 호의 덕에 18세가 되기 전에 LPGA투어에 입성할 수 있었지만 헨더슨에게는 이런 특별 대우가 주어지지 않았다.
헨더슨은 당시 캐나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규칙은 규칙이니까"라며 LPGA투어에 대한 서운함을 애써 감췄다.
헨더슨은 결국 2015년 시즌은 회원 자격없이 월요 예선을 거치거나 후원자 초청을 받아 대회에 출전하는 '비정규직'으로 보내게 됐다.
'비회원'이지만 헨더슨은 아무리 적어도 10개 대회 이상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LPGA투어는 비회원이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하는 대회를 연간 6개로 제한한다.
스윙잉스커츠클래식에서 워낙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덕에 스폰서 초청 6개는 무난하게 채울 전망이다.
스윙잉스커츠클래식도 천재성을 알아본 주최 측 초청으로 출전했고 다음 주 킹스밀챔피언십 역시 스윙잉스커츠클래식과 노스텍사스슛아웃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친 덕분에 초청을 받았다.
캐나다에서 캐나다 기업 후원으로 열리는 캐나다여자오픈과 매뉴라이프클래식에도 초청을 받았거나 초청이 확실시된다.
LPGA투어 홍보담당 이사 켈리 슐츠는 "최근 헨더슨의 눈부신 플레이 덕에 LPGA 투어 홈페이지 방문자가 200%나 증가했다"며 헨더슨을 초청하려는 대회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헨더슨은 또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이듬해 대회 출전권이 보장되는 공동 10위 이내 성적을 거둬 올해 대회에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LPGA투어 대회에 포함돼 있지만 주관은 영국여자골프연맹(LGU) 몫이다. 영국여자골프연맹은 대회 흥행을 노려 헨더슨을 특별 초청 선수로 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영국여자골프연맹 초청은 LPGA투어의 비회원 연간 초청 출전 횟수 제한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와 함께 헨더슨은 꾸준히 월요 예선을 통한 대회 출전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노스텍사스슛아웃도 월요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출전했다.
헨더슨의 올해 목표는 부지런히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상품성을 높이는 한편 내년에 퀄리파잉스쿨 없이 투어에 입성하는 데 있다.
LPGA 투어 비회원이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투어 회원이 되는 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비회원 신분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리디아 고, 김효주 등이 비회원 신분으로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회원이 됐다.
헨더슨의 경기력으로 볼 때 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은 꽤 큰 편이다.
또 하나는 비회원이라도 시즌 상금이 40위 이내에 들면 이듬해 회원이 된다.
최근 LPGA투어 경기 담당 이사 헤더 댈리-도노프리오는 헨더슨이 만 18세가 되기 전에 획득한 상금도 상금 합계에 포함시킨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지난해 LPGA 투어 상금랭킹 40위 선수는 44만7천658달러를 벌어들였다.
2개 대회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상금을 거머쥔 헨더슨이 40위 이내 진입은 무난해 보인다.
어쩌면 내년 LPGA 투어의 '코리언 파워'는 헨더슨이라는 캐나다 태생 '슈퍼루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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