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다시 날자꾸나"…함평나비축제 '훨훨'
1일부터 열흘간…지난해엔 세월호 여파로 취소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잠시 접었던 날개를 다시 편다. 그리고 훨훨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싱그러운 5월의 신록 바람. 파란 하늘엔 한 조각 하얀 구름이 덩달아 떠돈다. 상큼한 봄날의 풍경이자 정취다.
기다리던 함평나비대축제가 드디어 열린다. 함평나비축제는 봄철을 대표하는 생태친환경축제. '나비와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전남 함평의 함평엑스포공원에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펼쳐진다.
함평나비축제는 올해로 17회째를 맞는다. 지난해의 제16회 축제는 세월호 침몰 여파로 취소됐다. 일취월장하던 함평나비축제가 이처럼 개최되지 않고 건너뛰기는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이번 축제가 마련한 행사와 공연 등은 두둑하다. 나비와 꽃, 곤충을 소재로 한 26개 체험행사가 준비됐고, 국악, 가요, 미술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만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축제의 주인공이 나비인 만큼 이와 관련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에 더욱 눈길이 모아진다. 함평군의 상징인 호랑나비를 비롯해 24종 15만 마리의 나비들이 깜찍한 군무로 관광객들을 맞는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온 '야외 나비 날리기 체험'은 올해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매일 100명 이상의 가족이 참여토록 기회를 확대하되 휴일에는 한 차례 더 늘릴 예정.
이와 함께 토끼, 새끼 멧돼지, 닭 등을 쫓으며 가족의 화합을 다질 수 있는 '가축몰이 체험'을 비롯해 젖소목장 나들이, 미꾸라지 잡기, 세계문화 거리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에 펼쳐지는 문화예술은 '나비 효과'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4일에는 함평 출신 가수와 탤런트 연주자가 참여하는 함평뮤지션 한마당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5일에는 한마당잔치 등 어린이날 관련 프로그램과 함께 KBS전국노래자랑 본선 녹화방송도 진행된다.
또 7일에는 오당 안동숙 미술대회를 개최하며, 9일에는 국악인 신영희 씨와 일본, 중국, 몽골, 티베트 등 아시아 민속음악인들이 각기 색깔있는 문화예술을 자랑한다.
한반도의 서남단에 자리잡고 있는 함평은 한적한 지방에 지나지 않았다. 단가 '호남가'에 '함평 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랴 허고'라고 나오듯이 농산물이 나오는 농촌마을에 불과했던 것.
하지만 어디에나 날아다니는 '나비'를 소재로 축제를 열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축제의 지역화, 국제화에 성공한 대표적 축제인 것. 1999년부터 매년 봄이면 나비 축제를 열어 생태관광도시, 친환경농업군 등으로 이미지 변신한 것이다.
축제 때가 되면 매년 30여만 명이 수도권 등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기꺼이 달려온다. 이 같은 성공 사례를 보면서 세계축제협회는 2012년 함평군을 '세계축제도시'로 선정했다. 또 2009년부터 5년 연속 문화관광축제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함평의 효자인 나비. 그리고 영예의 문화관광축제마저 일찌감치 '졸업'한 함평나비축제. 이 나비가 올해 선물하는 '나비 효과'는 어떨까? 한 해를 쉬고 열리는 터라 이번 축제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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