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청주시 상징 못하는 '상징마크' 졸속 논란

편집부 / 2015-04-27 16:47:29
"의견수렴 부족했다", "의미 파악 쉽지 않다" 비판 거세
△ 생명·창조 강조한 청주시 새 CI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청주시가 생명과 창조 도시를 지향하는 새 CI(오른쪽)를 개발, 26일 공개했다. 사진 왼쪽은 민선 2기 때부터 사용된 기존 CI. 새 CI는 청주의 영문 이니셜 'C'와 'J'를 조합해 생명의 시작이자 창조적 가치의 원동력을 의미하는 씨앗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새 CI를 비스듬하게 보면 사람 입술 모양 같다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2015.4.26 vodcast@yna.co.kr

통합 청주시 상징 못하는 '상징마크' 졸속 논란

"의견수렴 부족했다", "의미 파악 쉽지 않다" 비판 거세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청주시가 용역을 발주해 개발한 통합시 CI(일명 상징마크)를 놓고 부정적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는 기존 CI를 새 CI로 교체하는 내용 등을 담은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통합시의 정체성과 핵심 가치를 하나의 이미지로 시각화해 시민 단결력과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 CI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용역업체가 제시한 3개 안을 놓고 시청 홈페이지 등에서 선호도 조사를 벌여 볍씨를 청주의 영문 이니셜인 'C'와 'J'로 형상화한 것을 통합시 CI로 결정했다.

선정된 CI는 생명의 시작이자 창조적 가치의 원동력을 의미하는 '씨앗'을 표현했다. 여기서 씨앗은 지금까지 출토된 것 중 세계 최고로 알려진 '소로리 볍씨'를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통합시는 청원생명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던 옛 청원군과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의 고장인 옛 청주시가 결합한 생명과 창조의 도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시가 상징 마크이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CI 개발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즉각 제기됐다.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CI는 청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결정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설문조사를 시행했다고 하지만 시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시민이 많지 않을뿐더러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이) 대표성을 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CI인지 의문"이라며 "시민 의견을 듣지 않다가 일이 터지면 뒤늦게 수습하는 시정이 되풀이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승조 충북미술협회회장은 "(용역이 아니라)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면 다양한 CI가 개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 것"이라며 "볍씨 외에도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많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강조했다.

CI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선영 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CI만 봤을 때 청주시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언뜻 보면 여성의 입술 모양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설명을 듣고 나면 볍씨라는 것과 청주의 영문 이니셜을 합쳤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설명이 없으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해할 수 있는 형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밖에 기존 청주시 CI가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CI로서의 완성도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마당에 굳이 CI를 교체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합시 출범의 의미를 되새기고, 통합시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새 CI를 개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과 다른 지역 주민 사이에서 청주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CI도 도시 경쟁력 중 하나다.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므로 외부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새 CI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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