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지친 유통업계 "배송 차별화로 승부"

편집부 / 2015-04-16 06:04:01
배송마감 늦추고 물류센터에 1천억이상 투자도


가격경쟁 지친 유통업계 "배송 차별화로 승부"

배송마감 늦추고 물류센터에 1천억이상 투자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국내 유통업체들이 '보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10원 단위 가격 경쟁을 통한 차별화가 한계에 부딪히자 이제는 다른 '마케팅 무기'로서 배송에 주목하는 것이다.

아마존 등 외국 업체들이 드론(무인항공기)·택시 등을 활용한 획기적 배송 방안을 강구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당일배송 주문 마감 시각을 기존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4시로, 마지막 배송 시각도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했다.

이런 배송 서비스 개선 작업을 위해 현재 256대인 배송 차량 수를 수요에 비례해 6%가량 늘릴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플러스 온라인마트 이용 고객 6천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가격이나 프로모션보다 의외로 배송 관련 서비스가 중요한 온라인 쇼핑 요소로 꼽혔다"면서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아예 온라인 주문상품을 따로 취급하는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현재 온라인 롯데마트몰에서 주문한 고객은 주변 롯데마트 점포가 보유한 상품을 받는데 이때 상품은 '납품업체-롯데마트 물류센터-개별 점포-소비자' 4단계 배송을 거친다.

이에 비해 온라인 전용물류센터가 가동되면 배송 절차는 '납품업체-온라인 물류센터-소비자' 3단계로 단축돼 온라인 주문 수요에 효율적인 대응은 물론 배송단가도 낮출 수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김포에 2만 9천500㎡(8천923평) 규모의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를 열고 내년 중 수도권에 2·3호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를 추가로 건설한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www.tmon.co.kr)은 지난 9일 "고객이 주문한 뒤 3일 안에 상품을 받지 못하면 하루에 1천원씩 지연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면서 빠른 배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달 말 1주일 동안 생활·식품·육아 등 관련 생필품 500여개 상품 가운데 무조건 2개 이상만 사면, 가격과 업체 상관없이 무료·묶음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했다. 고객들의 호응이 워낙 좋아 하반기부터 묶음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배송·물류에 투자하는 쿠팡(www.coupang.com)이다.

쿠팡은 현재 경기·인천·대구 등에 7개의 물류센터(총 면적 12만5천672㎡)를 운영 중이고,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물류센터로는 최대 규모(9만9천173㎡)인 인천물류센터를 현재 짓고 있다. 2016년까지 물류센터 수를 9~10개까지 더 늘릴 계획이다.

더구나 쿠팡은 배송 담당 직원(쿠팡맨) 1천여명과 1천여대의 1t 트럭을 갖추고 '직접 배송' 조직까지 두고 있다. 이들을 활용, 올해 상반기 중 일산 지역부터 기저귀·생활용품 등을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배송에 차별화의 포인트가 있다"는 게 김범석 쿠팡 대표의 지론이지만, 막대한 배송·물류 투자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쿠팡에 따르면 지금까지 물류센터와 자체 배송조직 등에 투자된 돈은 약 1천5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쿠팡은 지난해 1천200억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다. 또 자체 배송조직 '쿠팡맨'은 택배회사 등 물류업체들의 반발과 함께 '불법' 시비에 휘말려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이 온라인 쇼핑업체의 이미지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배송·물류 부문을 강화하려면 최소 수백억 이상이 들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업체들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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