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 숨소리까지 느끼는 복합문화공간…200회 공연

편집부 / 2015-04-15 10:03:13
'스페이스 움' 김은숙 대표 "예술나눔과 치유 공동체 만들고파"


연주자 숨소리까지 느끼는 복합문화공간…200회 공연

'스페이스 움' 김은숙 대표 "예술나눔과 치유 공동체 만들고파"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 동래구 복천동 동래시장 인근에 있는 한 건물 1층에 마련된 '스페이스 움'은 커피를 팔고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다양한 장르 음악가들의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카페를 겸한 갤러리인 300㎡ 남짓한 공간이 일주일에 한 번은 공연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난 9일 저녁에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옥류금 연주가 스페이스 움을 가득 채웠다.

특히 쉽게 접할 수 없는 북한 악기 옥류금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가락이 주목을 받았다.

2008년부터 부산에서 활동하는 젊은 국악 연주자들이 모여 구성한 창작국악단 '젊은풍류'가 민족예술과 전통적 소개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갤러리인 이 공간은 목요일 저녁마다 간이의자 70석 정도로 순식간에 객석이 마련된다.

연주자와 한 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맨 앞줄에 있는 관객은 연주자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일반 음악회로 따지면 70석 모두 VIP석에 해당한다.





벽면에는 지역 화가 26명이 그린 미술작품이 내걸렸다.

지난 1일부터 지역작가들의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명륜동전'이다.

공연 시작 전에 그 때 전시 중인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거나 직접 작가가 나와 해설을 한다.

공연을 보는 사람이 내는 입장료는 1만원이다.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으로서는 밑지는 장사다.

김은숙(45·여) '스페이스 움' 대표는 주변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어한다.

2011년 4월 '문화예술 커뮤니티의 새순을 틔운다'는 뜻으로 '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4년이 흘렀지만 수익은 없고 적자행진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몇 번 문을 닫을 뻔했던 적도 있었다.





김 씨는 "훌륭한 연주자와 좋은 작가를 섭외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며 "카페 수익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미술에 흥미를 가진 김 대표는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손을 놓지 않고 올케 언니이면서 갤러리 관장인 이은희(50) 씨와 함께 2∼3달 뒤에 있을 공연일정을 바쁘게 잡고 있다.

4년간 공연을 기획하면서 문화예술계 인맥이 쌓여 지금은 공연을 하겠다는 요청이 미리 올 때도 있다고 한다.

16일 오후 7시에는 3명의 남성 성악가(해븐싱어즈)가 그들만의 음색과 하모니로 무대로 오른다.

199회째인 이날 공연에서 성악가들은 클래식부터 팝송, 7080 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오는 26일 오후 5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목요음악회 200회 기념콘서트가 열린다.

그 동안 목요음악회에 출연하셨던 연주자들이 직접 나선다.





1부에서는 겨울연가 OST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데이드림, 바이올리니스트 백재진, 조무종, 클래식기타 고충진, 플루티스트 김영, 움챔버오케스트라, 소프라노 박현정 등이 출연한다.

2부에서는 재즈밴드 레인메이커의 온 몸이 들썩이게 하는 연주, 퓨전국악팀 음악대륙 가이아의 멋스러운 국악, 남성성악가로 이루어진 해븐 싱어즈의 황홀한 울림이 펼쳐진다.

세련된 하지림재즈트리오와 일기예보나들의 신나는 밴드공연, 브라스밴드인아트 앙상블 오브 부산(art ensemble of busan)의 공연이 이어진다.

관객 오수현(46·여·부산시 금정구) 씨는 "작은 공간이라서 연주자의 호흡소리와 표정까지 듣고 볼 수 있고 이해를 돕는 해설도 곁들여진다"며 "편안하면서도 수준높은 음악회를 보고 싶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말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하지림(45·여) 씨는 "움은 갤러리, 카페, 세미나실까지 갖춘 매력적인 공간이다"며 "좋은 피아노와 울림이 좋은 공간에서 예술가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움'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예술 나눔과 치유를 위한 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

지역 예술인들과 손잡고 문화 예술상품을 개발하고 지역주민이 쉽게 이를 향유하는 여건을 만드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수익은 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술교육사업에 사용하고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예술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가정에서 소장하는 작품을 전시하고 벼룩시장처럼 물물교환을 하거나 자선음악회, 바자회, 음악동호회 등의 행사가 이 복합문화공간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김 대표는 "스페이스 움이 예술가들에게 꼭 필요한 무대가 되고 전시공간이 되어 시민에게 풀뿌리 문화쉼터, 문화 놀이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스토리텔링이 있는 관광코스로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주민과 예술가들의 소중한 커뮤니티공간으로 영원히 자리잡는 것이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래서 목요음악회 300회 공연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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