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구축이 해외 원조 활동 성공의 비결"
영담스님 "미얀마 오지에 발전소 건립 지원"
미얀마 정부와 학교·병원 설립도 협의…1억5천만원 상당 의류 지원
"신뢰 구축이 해외 원조 활동 성공의 비결"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국제개발협력 NGO(비정부기구)인 사단법인 하얀코끼리가 미얀마 오지에 수력발전시설을 비롯한 사회기반시설 설립 지원 사업을 펼친다.
하얀코끼리 이사장인 영담 스님은 지난달 29일부터 6박 7일간 미얀마 북서부 접경지역인 나가족 자치관리구를 방문해 현지 실태를 둘러보고 지원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미얀마 시타구재단의 이사장인 야니따라 스님과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영담 스님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나가족 자치관리지구는 도로와 전기 등 사회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산간 오지인데다 오랜 내전으로 피폐화돼 주민들의 삶은 열악하기 그지없다"며 "구제구호단체의 손길은 물론, 중앙 정부의 투자조차 미치지 못하는 사각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영담 스님은 원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중소형 발전소 건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영담 스님은 뗀나이웨 건설개발장관 등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하루 150㎾의 전력을 생산하는 소형 수력발전소 1기를 시범적으로 건립해 운영하고 향후 추가 건립을 검토하기로 했다.
발전소 1기 건립비용은 약 2억원 선이지만, 기반시설 설치 등을 포함하면 발전소 1기당 약 5억원 안팎의 경비가 소요된다.
영담 스님은 발전소와 함께 병원과 학교 건립 문제도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영담 스님은 "기상 악화로 예정된 국경 지역 방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며 "추후 재방문을 통해 현지 조사와 협력 사업을 구체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담 스님은 이번 방문에서 국내 독지가들의 지원을 통해 모은 1억5천만원 상당의 새 의류를 지역 주민에게 기증했다.
또 그동안 미얀마에서 꾸준히 진행해오던 하얀코끼리의 교육지원사업 현장을 방문하고, 공동 사업을 펼치는 바고 도지사도 만나 우호협력을 다짐했다.
2005년부터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중국, 인도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원조 활동을 펼쳐 온 영담 스님은 해외 원조 활동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현지 네트워크와 함께 상호 신뢰 구축을 꼽았다.
그는 "현지 사람들과 따로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 지원을 약속하고 반드시 이를 지켰다"며 "이 같은 신뢰 관계를 구축한 덕분에 처음에 냉소적이었던 이들도 결국 우리에게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천에 있는 석왕사 주지이자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이사장이기도 한 영담스님은 이주 노동자 및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올해에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내달 24일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한마음 축제'를 석왕사 경내에서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가수 조영남 씨가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콘서트를 열 예정이며, 11개국 음식문화체험과 한국말 노래자랑 대회 등도 마련된다. 미술 작품 전시 수익금은 전액 다문화 어린이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영담 스님은 "외국인노동자의집을 하면서 이곳을 방문한 야니따라 스님을 만나게 되고 미얀마와의 인연도 맺게 됐다"고 소개하면서 "올해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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