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아에서 발레리나로…네덜란드발레단 '스타 무용수'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전쟁 고아에서 세계 발레계의 스타로 비상한 20살 미켈라 드프린스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흑인 여성이 드문 발레 무대에서 촉망받는 발레리나로 성장한 드프린스가 "악몽을 벗어나 꿈을 이뤘다"고 전했다.
드프린스는 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에라리온 내전의 와중인 1995년 태어났다.
다이아몬드 광산 노동자였던 아버지는 그녀가 세 살 때 반군의 학살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굶어 죽었다. 그녀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앓은 피부탈색증은 그녀의 목과 가슴에 흰 얼룩들을 남겼다.
고아원에서 그녀는 "악마의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당했고, "너무 못생겨 아무도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놀림을 들어야 했다.
네 살 때인 어느 날, 분홍색 튀튀(발레리나의 치마)를 입고 토슈즈를 신은 채 발끝으로 서 있는 발레리나의 사진이 그녀의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
발레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자신도 저런 모습이 되리라 마음먹을 정도로 드프린스는 발레에 빠져들었다.
드프린스를 발레학교에 보낸 것은 얼마 후 그녀를 입양한 양어머니였다.
미국 가정에 입양된 드프린스는 무용수로 폭풍같이 성장했다.
15살 때 '미국청소년그랑프리'라는 발레대회에서 입상했고,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발레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드프린스는 졸업 후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 입단했고 곧바로 솔로이스트 역할을 꿰찼다. 데트 브랜드슨 예술감독은 "놀라운 점프와 뛰어난 기량을 지녔지만 가장 훌륭한 것은 무대에서 빛난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작년 10월 그녀가 양어머니와 함께 출판한 자서전 '고아원에서 스타 발레리나까지'는 베스트셀러가 되며 그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양어머니가 하루에 받는 인터뷰 요청만 40건이다.
패션 브랜드의 모델이 되어달라거나, 국제적십자 등 자선단체의 대변인이 되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모두 사양하고 춤에만 집중하고 있다.
드프린스는 "시에라리온에서는 모두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아. 누구도 너를 입양하지 않을꺼야'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이 나를 움직인 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소속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가 되는 게 꿈이다. 40살이 되면 고국인 시에라리온에 발레 학교를 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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