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으셨던 것”… 가슴 먹먹한 감동
- 가족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술잔’이라는 매개체로 깊이 있게 풀어내

문단에서 ‘보석’이라는 필명으로 깊은 울림을 전해온 국용호 시인이 신작 시 ‘아버지의 술잔’을 발표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적시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에 발표된 ‘아버지의 술잔’은 환갑(60년)의 세월을 지나온 시인이 거울 속에서 문득 아버지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과거 아버지가 짊어졌던 삶의 무게와 번뇌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자전적 사부곡이다.
시인은 작품을 통해 아버지가 마시던 술잔이 단순한 기쁨의 잔이 아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몸부림’이자 ‘버팀목’이었음을 고백한다. 특히 “아버지는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았다는 것을”이라는 구절은 자식들을 위해 거친 세월을 버텨낸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의 숙명을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게 통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용호 시인은 “젊은 날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심정과 눈물을 나 역시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라며, “이 시가 한 평생 가족이라는 책임을 지고 묵묵히 걸어오신 우리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조용한 헌사이자, 남겨진 자식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단 관계자들은 “국용호 시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어조가 ‘술잔’이라는 일상적인 소재와 만나 폭발적인 감정의 동요를 일으킨다”라며 “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부모의 은혜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수작”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국용호 시인의 ‘아버지의 술잔’은 향후 다양한 시 전문지 및 문학 매체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며, 시 낭송회 등 문화 행사를 통해서도 소개될 계획이다.

[아버지의 술잔]
시인 국용호(보석)
아버지의 술잔에는 말하지 못한 세월이
고요히 따라 흘러갔습니다.
웃으며 건네던 그 잔에
번뇌와 책임이 담겨 있었습니다.
때로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도
세월에 묻은 역경도
술잔에 흘린 눈물도 잠겨 있었지요.
그러나 환갑이 지난 나는 몰랐습니다.
나도 아버지의 술잔을 비우고 나서야
아버지의 심정이 왜 그리했는지
아버지의 술잔이 왜 필요했는지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그 술잔은 기쁨의 잔이 아니라
버티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가족을 위한 버팀목이며
아버지라는 이름의 의무이고
말하지 못한 사랑의 책임이었습니다.
60년이 흘러간 어느 날 거울 속에서
아버지를 닮아가는
내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았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나는
아버지의 술잔을 들며 조용히 말합니다.
“아버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그 술잔 속에는 정성이 담겨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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