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광명~서울 3공구 터널 공사… “법적 기준 지켰다”지만 주민 불안 확산

김민석 기자 / 2025-07-07 10:11:27
- 하루 4차례 터지는 발파에 진동 피해 민원 속출
- “집 벽 갈라지고 창틀 들썩… 밤마다 무섭다”
- 주민들 “실제 피해가 중요한 것”… 집단대응 나서b


서울 양천구 신월동과 경기 부천시 고강동 일대 주민들이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3공구 터널 공사로 인해 일상적인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해당 구간에서는 하루 4차례의 발파 작업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주택에서는 벽체 실금, 바닥 균열, 창문틀 뒤틀림 등의 현상이 나타났고, 주민들은 “심리적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시공사 “법적 기준 이하”… 주민들 “기준보다 실질 피해 봐야”

 

SK에코플랜트 측은 “진동 수치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0.5~5.0cm/sec)보다 낮은 0.3cm/sec 내외로 유지되고 있으며, 자체 기준도 더 엄격하게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신월동의 한 주민은 “비행기 소리는 참을 수 있지만, 집이 흔들릴 때마다 기둥이 무너질까 무섭다”며 “매일 네 번 반복되니 불안한 삶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 “4월부터 민원 넣었는데 6월에야 현수막”

 


문제가 처음 제기된 건 지난 4월 말 첫 시험발파 이후부터다. 주민들은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공사와 관할 지자체의 초기 대응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공식적인 안내는 6월이 돼서야 현수막을 통해 이뤄졌고, 발파 시간도 당일 1시간 전에야 고지된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 고강동의 또 다른 주민은 “두 달 동안 민원만 넣다가, 공사는 계속되고 집에는 균열이 생겼다”며 “불안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측정 거부… 시공사 측 자체 측정 결과만 존재

 

주민들은 양천구청과 부천시에 공공 차원의 진동 측정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SK에코플랜트가 지정한 대행업체가 지난 5월에 소음·진동 측정을 실시했고, 해당 결과는 “기준치 이하”였다.

 

문제는 이 결과가 공사를 지속할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측정 주체가 시공사라는 점에서 공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 주민대책위 결성… “집단 대응 나설 것”

 

참다못한 주민들은 최근 ‘진동 피해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단 대응에 나섰다. 

 

일부 주민은 SK 관계자와 공무원에게 진동을 직접 체험해보게 하며 피해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공사와 지자체의 반응은 여전히 “법적 기준을 지키고 있다”는 입장에 머물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음과 진동은 수치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한 행정 조치가 어렵다”고 밝혔다.

 

- 전문가 “노후 주거지, 별도 기준 필요” 지적도

 

건설 안전 전문가들은 “현행 진동 기준은 구조물에만 초점을 맞췄지, 노후화된 주택이나 주민 생활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건축공학 교수는 “30~40년 된 주택이 밀집된 지역이라면 구조적 취약성까지 고려한 별도 기준과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SK에코플랜트 “사전 안내 보완, 소통 강화하겠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일부 누락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전 안내를 진행해왔으며, 향후에는 주민 안내 체계를 보완하고, 민원 접수부터 협의·보상까지의 절차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구조물 손상이 확인될 경우 외부 안전진단 기관을 통해 점검하고, 책임이 인정되면 즉시 보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준의 틀과 주민 체감 사이, 간극 좁혀야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준치 논란이 아니다. 수치로는 표현되지 않는 생활 불편과 심리적 스트레스, 노후 주택의 특수성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다.

 

공사는 계속되지만, 주민의 신뢰는 멀어지고 있다. 기준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삶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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