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탐구] 찜통더위.한국영화.성공적…'부산행' 천만 비결?

편집부 / 2016-08-11 14:33:45
'부산행' 올 첫 천만…'인천상륙작전'도 550만<br />
배급사 '빅4', 여름 휴가철 대작 선보이는 경향<br />
천만영화 18편 중 여름 개봉작 7편, 전체 약 40%
△ 부산행-horz.jpg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영화가 무더위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전국 극장가에서 연일 구름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연일 화제를 모으며 경쟁 관계에 놓인 쟁쟁한 외화들을 압도하고 있다.

시작은 ‘부산행’이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개봉 첫날 100만 관객수를 돌파하며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후 ‘인천상륙작전’(7월27일 개봉), ‘덕혜옹주’(8월3일 개봉)가 성공적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여기에 '터널'과 '국가대표2'까지 10일 개봉하며 한국영화 흥행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10일 기준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부터 4위까지 '터널',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부산행'이다.

결실도 훌륭하다. 흥행 특급열차에 올라탄 좀비 영화 '부산행'은 8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6년 첫 '천만 영화'가 됐다. '인천상륙작전'은 9일까지 약 55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10일까지 굳건히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덕혜옹주'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3일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던 영화는 5일 1위를 탈환한 뒤로 10일까지 줄곧 왕좌를 수성하며 약 220만 명을 동원했다.

한국영화의 강세가 이어지며 동시기 개봉한 외화는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제이슨 본'은 10일까지 약 245만 명을, 마고 로비의 '할리퀸' 변신으로 화제가 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약 161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할리우드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 여름 휴가철, '빅4' 투자·배급사의 대작 개봉 시기

여름철은 영화계에서 성수기로 통한다. 특히 7~8월은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시기다. 직장인들의 휴가철인 데다 학생들이 일제히 방학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무더운 날씨 탓에 나들이를 기피할 듯해도 극장가로 향하는 발길은 더 늘곤한다. 지난해 총 관객 2억1729만9523명 중 6~8월 관객수만 6853만5824명에 달한다. 전체 관객의 약 31.5%가 여름에 극장을 찾았다.

영화 배급사들은 자사의 역량을 총동원한 대작 개봉시기를 관객이 몰리는 여름철로 잡는다. 이른바 '빅4'라 불리는 대형 배급사(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는 1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를 앞세워 관객몰이에 나선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7월 개봉한 '명량'으로 1761만5045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의 새역사를 쓴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베테랑'을 선보여 2년 연속 천만 영화를 만들었다. 올해 역시 지난달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으로 선전하고 있다.

쇼박스도 2014년 '군도: 민란의 시대'를 선보여 477만여 관객을 불러모았고, 지난해에는 '암살'로 약 12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올해 역시 기세가 좋다. 10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 재난 영화 '터널'은 개봉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약 38만명을 불러모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NEW는 지난 2년 동안 여름 강자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2014년 개봉한 박유천 주연 '해무'가 누적관객수 약 147만명에 그쳤으며, 지난해 개봉한 '뷰티 인사이드'는 약 205만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 여름은 다르다. ‘부산행’이 2016년 첫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오르며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2014년 여름 '해적:바다로 간 산적'으로 약 86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협녀, 칼의 기억'이 50만명도 동원하지 못하는 등 예상 밖 부진을 겪으며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올해는 손예진과 박해일이 출연한 '덕혜옹주'가 블록버스터 영화들 사이에서 선전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 천만영화, 여름 시즌을 노려라

여름에 천만 영화가 대거 탄생하곤 한다.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모두 18편이다. 이 중 7·8월 개봉작이 7편에 달한다. 천만 영화의 약 40%가 여름 개봉작인 것이다.

'부산행', '괴물', '해운대', '암살', '도둑들', '명량'이 7월에, '베테랑'이 8월에 개봉해 큰 성과를 거뒀다. 모두 한국 영화라는 점은 공교롭다.

'부산행' 배급사 NEW 관계자는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뤘고 영화의 오락성도 강했기 때문에 여름 시장을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칸 국제 영화제 상영 이후 호평을 받은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7월 20일로 일찌감치 개봉일을 확정졌고 결과적으로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개봉 시기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영화가 선전하는 여름. 오히려 할리우드 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여름 개봉을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실제 외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겨울왕국'(2013년 1월), '아바타(2009년 9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 4월) 등 3편 뿐이다. 이들 모두 여름 개봉작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천만 영화가 특정 계절에 몰려 있다는 것은 흥행에 계절 요인이 작용한다는 항간의 속설을 입증하고 있다. 나들이 철인 봄·가을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9월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 '아바타'의 세 편 뿐이다.

오히려 폭염이 영화계 도움이 되고 있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영화관 데이트를 즐기는 관객들이 늘어날 것" 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부산행'은 이미 천만 열차에 올라탔다. '인천상륙작전'도 벌써 55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국가대표2'와 '터널'은 이제 막 레이스를 시작했다. 여름은 아직도 3주나 남았다. 또 한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할 지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무더운 여름, 한국영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박스오피스 1~3위를 기록한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예옹주'의 영화 포스터(왼쪽부터). <사진제공=넥스트월드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진흥위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터널',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부산행'이 박스오피스 1~4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여름 성수기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들의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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