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카드사 CEO들이 올 병신년(丙申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언급한 단어는 ‘위기’다.
카드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때도 있었다. 90년대 말 정부 장려책에 힘입어 세를 불렸다. 하지만 2003년 카드대란과 2014년 대규모 개인정보 정보유출 사태를 자초한 뒤 금융당국 규제가 강화됐고 세간의 시선도 곱지 않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 등 주수익원이 흔들리고 있다.
성쇠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새 성장 동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는 근본적 타개책은 아니지만 수익폭을 늘릴 수 있는 부수업무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카드사 영업실적은 2조1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5%(1628억원) 가량 줄었다. 카드사 당기순익 감소는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올 1분기 들어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핵심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2% 줄어들었고 우리카드도 42% 가량 감소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가 올해만 6700억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카드업계 수입 중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대부업법 개정으로 카드사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34.9%에서 7%포인트 낮아지면서 대부업체 대출금리와 카드사 대출금리가 큰 차이가 없게 됐다.
카드사는 새 성장 모멘텀을 찾아 부수업무에 눈을 돌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카드사 영업활동 지원 차원에서 카드사 부수업무를 네거티브로 변경해 상황은 우호적이다. 이번 규제 완화로 카드사는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예외적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신고만 하면 진출이 가능해졌다.
삼성카드는 직접 아파트회사와 손잡고 관리비 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제휴 형태로 아파트관리비 결제 시장에 진출한 것과 다른 형태다. 삼성전자와 함께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 ‘갤럭시클럽’도 선보였다. 갤럭시클럽을 이용하면 새 스마트폰을 삼성카드로 24개월 할부결제하면 1년 뒤 기존 제품을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다.
BC카드는 지난해 말 PB(Private Brand) 사업을 등록하고 올해 자사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자체 브랜드 톨라(TORLA)를 만들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6월 중순에만 매출액 3억원을 기록했다. 물티슈 7종, 헤어제품 8종 등을 7월 말에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7월 말쯤 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랜 유통 노하우와 높은 가맹점 보유수 등 BC가 가진 자원을 효율화시켰고 향후 성장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카드는 부수업무 등록 이후 진척이 느리다. 롯데카드는 올 초 유학알선업의 부수업무 등록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6~7월 사업 신고를 계획했으나 큰 움직임은 없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부수업무 등록 뒤 사업성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며 “제휴 형태로 해오던 것인데 새삼 이목이 집중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도 올 3월 이사회에서 휴대폰 판매 중계 사업 의결을 마무리했으나 관련 계획은 아직 시장에 가시화되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부수업무 대신 이미 보유한 통신판매업 사업권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함께 오픈마켓인 ‘위비마켓’을 출시했다.신용·체크카드.2016.03.2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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