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무서운 폭탄요금…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법

편집부 / 2016-08-09 13:07:36
"현 전기요금 체계 최대 11.7배 차이…2배로 제한해야"<br />
"산업용 전기요금 올려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 낮춰야"
△ 더위가 힘든, 독거노인의 여름 나기

(서울=포커스뉴스) # 찜통더위를 대비해 올해 봄 무렵 에어컨을 장만한 정모(35)씨는 이번달 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에 비해 네 배가 넘는 금액(20만원)이 나왔기 때문. 정씨는 "에어컨을 '모셔두게' 생겼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 불 앞에서 하루종일 요리하는 김모(61·여)씨는 불볕더위에 벽걸이형 에어컨을 장만하려 했으나 전기요금의 벽에 부딪혀 결국 포기했다. 잘 때만이라도 시원하게 자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결국 올해 까지만 참기로 마음을 굳혔다.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냉방기기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폭탄을 막기 위한 누진세 완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전기요금체계는 6단계 걸쳐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최대 11.7배까지 요금 차이가 난다"며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요금 차이는 최대 2배로 제한을 둬 제도의 불합리함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정용 전기 누진제는 현재 총 6단계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1단계(100kW 이하)의 경우 1kWh 당 60.7원을 내지만 전력 사용량이 6단계(500kW 초과)에 달할 경우 709.5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누진배율로 따지면 약 11.7배다.

이는 자영업자를 위한 일반용(105.7원), 기업을 위한 산업용(81.0원)이 누진제 없이 계절 및 시간별로만 차등을 두는 것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한 달 전기 사용량이 평균 250kWh(누진체계상 3단계·1kWh 당 187.9원)인 가구가 소비전력이 650W인 에어컨을 하루 3시간씩 30일 이용할 경우 추가 사용량은 58kWh로, 총 전기 사용량은 308kWh(누진체계상 4단계·1kWh 당 280.6원)다. 평균 4만6975원을 내던 가구가 에어컨 사용으로 8만6424원을 부담, 4만원 정도를 더 내게 되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면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면서 "또 서민층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누진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단계를 축소하게 되면 현 1단계 적용 요금(60.7원)의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저소득층에 불리한 제도가 아니냐는 얘기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이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일반 가정이 아닌 대기업에 부담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삼성 등 대기업이 3년간 할인혜택을 받은 전기요금은 무려 3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2014년 기준 산언용 전기 요금은 101.9원이고 가정용은 104.2원이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누진율을 적용할 수 없다면 요금 자체를 올려 일반가정에 부담이 가지 않게끔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등 전력사용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있다"며 "전기요금 폭탄은 여름엔 에어컨 사용으로, 겨울엔 난방비 사용으로 늘 문제가 됐던 만큼 누진제 완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누진체계를 6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할 것을 주장했던 국민의당 역시 이날 "가정용 전기요금 다단계 누진제를 서민을 위해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가 폭염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일부 의원은 전기 누진제 완화에 뜻을 함께 하는 모양새다.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전기요금 폭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산업용처럼 가정용도 누진제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며 "개선을 한다면 누진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내서 6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최고와 최저 요금의 차이를 두 배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시 금남면에서 독거노인이 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2016.08.05 김기태 기자 연이은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고 있다2016.07.25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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