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롯데가 별당마님으로 불리는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를 금주 중 소환할 방침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서씨 소환을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씨를 조사한 이후 신 총괄회장과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에 대한 조사도 검토할 방침이다.
서씨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검찰이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 이후 줄곧 제기됐다.
아역배우 출신인 서씨는 1977년 '미스롯데'에 선발되면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롯데그룹 전속모델로 활약하며 드라마, MC, 영화, 광고까지 두루 섭렵한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서씨는 1981년 돌연 종적을 감추고 일본으로 향했다. 이미 신 총괄회장의 눈에 든 이후였지만 대중들 입장에서는 그녀의 은퇴가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씨가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는 사실은 1980년대 후반 신 총괄회장이 서씨의 딸 신 고문을 자신의 호적에 올리면서다.
물론 서씨의 경우 현재 롯데그룹내 공식적 직함이 없는 것은 물론 신 총괄회장 호적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비록 호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롯데그룹 내에서는 실질적 '별당마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서씨의 탈세규모를 6000억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재벌가 증여·양도세 관련 탈세의혹 중 가장 큰 규모다.
검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서씨와 딸 신 고문, 첫째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줬다. 당시 양도한 지분은 6.2%에 달하지만 양도세나 증여세 등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검찰은 지분 양도 과정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거래과정을 은폐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신씨는 또 신 총괄회장 등 롯데그룹으로부터 특혜성 사업을 지원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씨와 딸 신 고문은 유원실업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지분 100%를 소유해 사실상 두 사람만의 가족회사다.
수년간 롯데시네마의 영화관 매점 사업운영권을 맡아온 유원실업의 경우 과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3년 서울지방국세청은 롯데쇼핑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 뒤 6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 바로 유원실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었다.
그럼에도 롯데쇼핑은 유원실업에 대한 특혜를 곧장 거두지 않았다. 추징금이 부과된 후 1년여가 지난 2015년 2월에야 유원실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신 총괄회장의 서씨에 대한 애정을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비자금 조성 의혹의 또다른 핵심회사인 유기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으로부터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유기개발 역시 서씨와 서씨의 오빠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검찰은 서씨의 회사가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임대수업을 벌이거나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독점 제공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실질적 비서금 조성처가 됐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검찰이 롯데그룹 내 핵심적인 조직인 정책본부가 서씨 회사 등을 위해 일해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씨와 딸 신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역시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두 사람은 전국 각지에 1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이 소유한 부동산들이 재산증식 도구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증여된 부동산 역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그러나 롯데 측은 서씨의 연관성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 영화 '청춘 불시착'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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