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조선·건설·해운 등 취약업종을 포함한 대기업 32곳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실징후 가능성이 있으나 채권은행의 금융지원 없이도 자구계획을 통해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26개사는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수조원대 대규모 부실사태를 일으킨 조선·해운업의 '빅3' 조선사(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가 이번 신용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평가 신뢰도에 대한 논란여지를 남겼다.
금융감독원 신용감독국 장복섭 국장은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실을 메워주기 위해 자본확충펀드 등 국민 세금 12조원이 투입되는 빅3 조선사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특혜로) 뺀 것이 아니라 신용위험평가 결과 채권은행이 B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금감원 장복섭 국장과의 일문일답.
-신(新) 기촉법이 제정되고 처음으로 시행된 정기 신용위험평가다. 이전과 어떤 점이 다른가.
△적용대상이 확대됐고 부실징후기업의 이의제기 절차가 신설됐다. 이의제기 절차는 기업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신설됐다. 주채권은행은 부실징후기업(C·D등급)에 평가결과를 통보해야 하고, 해당 기업은 오류 입증 등 채무상환능력 검증 자료를 제출하면서 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이의제기 신청을 받은 주채권은행은 1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재평가 후 그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또 부실징후기업이 정당한 사유 없이 워크아웃 등을 신청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3개월 이상 지연하면 주채권은행이 여신적 제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근거를 명문화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 중 5개사가 결과 이의제기를 했고 그 중 2건이 수용됐다고 밝혔다. 수용된 2곳과 그렇지 않은 3곳에 어떤 차이가 있나.
△채권은행이 특정 기업에 대해 C·D등급을 부여해도 해당 기업이 C·D에 속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입증하거나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 채권은행단이 개별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면 등급 재조정이 가능했다. 등급 평가 자체는 채권은행단으로부터 받은 입장이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결정적이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지난해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강화된 기준이 구조조정대상 업체를 선정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나.
△강화된 기준이라는 것은 평가대상 기업 수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A·B·C·D 등 등급을 분류하는 방법은 기존 평가방법이 적용됐다. 다만 이전 같으면 평가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었던 기업들이 이번엔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 범위가 확장됐다. 예를 들어 3년 연속 영업활동 흐름이 없는 요주의 분류업체, 완전자본잠식기업 등이다.
-구조조정대상 업체 수가 전년 정기평가 대비 3개 감소했지만 신용공여액과 자산규모는 크게 늘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처럼 기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이 포함된 건가.
△STX조선해양이나 대형 조선사 계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 조선·해운업종에서도 구조조정이 있으면서 규모가 늘어났다. 그러나 빅3 조선사에 대해서는 신용위험 정기평가 대상은 됐지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되진 않았다.
-STX조선해양은 포함됐는데 대우조선해양은 포함이 안 됐다. 이유가 있나.
△STX조선해양은 올해 신용위험 평가 기간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5월 중에 주채권은행과 협의해서 회생절차에 들어간 거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D등급으로 분류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신용위험평가 대상에는 포함됐지만 채권은행들이 대부분 B등급으로 평가했다.
-다른 조선사들도 자구계획안을 받고 있지 않나.
△빅3뿐만 아니라 중견 조선사에 있어서 조선 산업에 대해 별도로 채권은행이 주채무계열 사후관리나 취약한 조선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했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와 별도로 주채권은행이 자구계획을 요청했고 그에 따라 기업이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빅3는 빠졌는데 해운사는 포함됐다. 빅3가 구조조정대상 업체에서 제외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해운사 구조조정은 지금 진행 중이다. 어느 기업이라고 특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빅3의 경우, 채권은행들이 신용위험평가 결과 위험·부실 징후가 있다 하더라도 자구계획이나 스스로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면 괜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B등급을 부여했을 거다. 그래서 빅3가 구조조정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고받았다.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으로 분류한 26개사는 어느 등급에 속하나. 빅3가 이들 26개사보다 높은 등급으로 평가받은 건가.
△빅3는 B등급 이상이다. 특정 기업이 어떤 등급이라고 밝히긴 어렵다. A는 잘 모르겠고 대부분이 B등급일 것으로 본다.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 기업은 B와 C등급 사이에서 둘 중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기업이다. 채권금융기관에 의한 구조조정보다 자구계획이나 자체 경영정상화 프로그램을 통해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판단된 B-등급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빅3가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 기업보다 더 좋게 평가받은 게 맞나.
△빅3는 취약산업 별도 툴이라고 이해하는 방식이 옳다. 취약요인이 있는 주채무계열 중 산업 취약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와 별도로 자구계획안을 받고 이행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26개 기업과 비교하라고 하면, B등급은 B등급이되 취약산업·요인이 있는 기업과 달리 스스로 자구계획을 요청해서 구조조정을 한다고 보면 된다.
-빅3의 경우, 별도로 관리를 해서 구조조정 대상에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인지 C·D등급 기업보다 상태가 좋아서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빅3의 경우 취약 요인은 있다. 그러나 취약 요인에도 불구하고 자구 또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약간 다르지만 대주주의 정상화 의지 등을 통해 해당 취약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거다. 그렇기 때문에 26개 취약요인이 있는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 기업과는 달리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본다.
-별도로 관리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별도 관리라서 뺐다고 한다면 특혜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뺐다기보다 빅3는 신용위험평가 결과 B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다만 산업에 취약 요인이 있어서 별도로 자구계획안을 요청한 거다. 신용위험 상에서는 B등급이다. 채권은행이 정상(B등급)으로 분류했지만, 다만 조선산업의 취약성 때문에 별도 관리한다는 뜻이다.
-대우조선해양이 B등급 평가를 받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세부평가대상 업체가 602개사였다. 이중 특정 기업 재무 구조나 수익성 구조가 미흡한 구조라 하더라도 기업 스스로 향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B 또는 A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채권은행이 그렇게 판단하는 거다. 대우조선해양도 세부평가대상 업체로 포함됐고, 채권은행이 B등급으로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스스로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이라는 뜻인가.
△채권은행들은 그렇게 판단했다. 신용공여액이 50억원 이상이면 평가한다. 대부분 채권은행이 다 평가했을 거다. 주채권은행이 임의로 평가하진 않았다.
-회생이 불가능해서 자본확충펀드가 조성된 것 아닌가. 자본확충펀드가 있어서 B등급을 받은 건가.
△범위를 벗어난 질문이다.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기업을 분류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주채권은행이다. 주채권은행이 주관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기업이면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선제적 구조조정의 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자체 경영 개선 프로그램 26개사 업종 현황은 어떻게 되나.
△전자업 7개사, 철강업 4개사, 건설업 3개사, 화학업 2개사, 조선업 1개사, 기타 9개사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