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유내강' 손예진 "첫 실존인물 덕혜옹주 연기, 부담이었죠"

편집부 / 2016-07-31 08:20:06
영화 '덕혜옹주'서 타이틀롤 맡아<br />
"감정적으로 힘든 촬영…동료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 밝아"<br />
"오래 연기하고 싶어…관객분들께 다양한 역할 보여드릴 것"
△ 손예진

(서울=포커스뉴스) 배우 손예진에 대중은 ‘청순’이라는 먼저 떠올린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년) 속 수진의 이미지가 아직 대중의 머릿 속에 지워지지 않아서 일 터다.

하지만 손예진은 노력과 도전을 참으로 많이 한 여배우다. 다양한 이미지로 대중에 다가서려 노력하는 배우다. ‘비밀은 없다’(2016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년) 등으로 매번 도전을 거듭했다. '청순'에 머무르지 않고 '호러' '액션' '섹시' '코믹' 등 다양한 변신으로 청순녀에서 배우로 거듭났다. 그 손예진의 걸음이 머문 곳이 영화 ‘덕혜옹주’다.

영화 ‘덕혜옹주’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손예진과 28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덕혜옹주는 그가 연기한 첫 실존인물. 손예진 역시 "실존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부담이었다"고 털어놨다.

"실존인물을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역사 속에 남은 인물인데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라는 이름의 무게가 굉장히 무거웠다. 어떻게 접근할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이 됐었다."

고민 끝에 찾은 답은 덕혜옹주를 '한 여자'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손예진은 "옹주가 아닌 이덕혜라는 한 인간으로, 한 여성으로서의 인생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무게감을 가진다고 해서 그게 결코 좋은 연기로 나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예진은 ‘덕혜옹주’의 언론시사회가 있던 날, 영화를 처음 접했다. 완성된 작품에 눈물을 숨길 수 없었다. 이것 역시 처음있는 일이었다. 아무리 슬픈 작품을 해도 자신의 작품을 보며 울지 않았다. 유독 이번 작품에서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실화가 가진 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찍을 때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임하게 된다. 그런데 영화 ‘덕혜옹주’를 보면서 기존에 내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그게 덕혜옹주의 역사성, 진실성, 비극성인 것 같다. 그래서 작업에 참여한 저도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난 것 같다."


이성적으로 접근을 한다고 했지만, ‘덕혜옹주’ 촬영장에서 참 감정적으로 많이도 힘들었던 손예진이다. 그는 "이전까지는 연기가 힘들다고 해도 생각보다 잘 극복했던 편이었다. 그런데 ‘덕혜옹주’는 극복을 한다는 것이 힘들더라. 그래서 여행을 갔다. 참 힘들게 찍었던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손예진은 감정신을 앞두고 몰입하는 비결로 음악을 꼽았다. 유독 감정신이 많았던 터라, ‘덕혜옹주’ 촬영 내내 음악을 들으며 집중했다. "이번에는 나윤선씨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옛날 음악들도 많이 들었다. 영화 '클래식'(2003년) 촬영 때부터 시작된 버릇인 것 같다."

감정적으로 힘든 촬영이 많았지만, 현장 분위기만큼은 화기애애했다. 손예진은 "(함께 출연했던) 박해일 오빠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줘서 의지할 수 있었다. 정상훈 오빠와 라미란 언니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다. 암울했던 시대 이야기지만, 다들 현장에서는 밝았던 것 같다. 심지어 윤제문 선배조차도 굉장히 귀여우셨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덕혜옹주’ 메가폰을 잡은 허진호 감독에 대한 말도 덧붙였다. 손예진과 허진호 감독은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외출’ 이후 10년 만에 재회했다. 그는 "세월이 지난 만큼 친구같은 친근함이 있다"고 했다.


10년 세월 동안 손예진은 멜로, 액션,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배우로서 필모그라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해왔던 역할, 비슷한 것들은 재미없는 것 같고 해보지 않은 역할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무조건 변신만 하겠다는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비슷하거나 해봤던 느낌은 피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하고 싶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보여지는 모습에 상관없이 '연기' 자체를 즐기는 배우 손예진이 뚜렷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그래서인지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손예진은 "정말 욕심 없다. 그리고 천만배우는 욕심낸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욕심낸다고 될 수 있는 거면, 모든 사람들이 돼야 하지 않겠나. 그것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스크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손예진은 ‘개인의 취향’(2010년)이후 브라운관에서는 잠잠했다. 드라마 복귀 가능성을 묻자 그는 웃으며 "드라마를 하면 많이들 봐주실 건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글쎄, 해야지. 마음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모르겠다. 다음 작품은 드라마를 할 수도 있고…"라며 여운을 남겼다.

손예진이 열연한 영화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이덕혜의 삶을 재구성한 영화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 승하 후 만 13세의 나이로 일본에 강제 유학을 떠난 뒤 근 40년간 고국 땅을 밟지 못했다. 영화에서 허진호 감독이 가미한 픽션(허구)과 실제 덕혜옹주의 삶을 비교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8월3일 개봉한다.배우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의 주인공 덕혜옹주역으로 분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덕혜옹주'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손예진.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의 주인공 덕혜옹주역으로 분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손예진이 영화 '덕혜옹주'의 주인공 덕혜옹주역으로 분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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