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면회시간과 상관없이 방문한 면회자 제한하는 병원 1곳도 없어<br />
현장 간호사들 "보호자와 면회자 등 구분 어려워…사실상 관리 안돼"<br />
제2의 메르스사태 언제 터질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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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의심환자 2차 검사 결과 |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성모병원 7층 일반병동. 이곳 일반병동의 면회시간은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과 상관없이 면회를 온 이들에 대해 병원 측 직원이 막아서거나 제재를 가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시간여 동안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만난 간호사들 역시 자신의 일에만 열중할 뿐 면회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신촌연세세브란스병원 8층 일반병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의 일반병동 면회시간은 서울성모병원과 같지만 일부 병실은 이미 단체 면회를 온 이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한 간호사는 "시간과 상관없이 면회를 오는 분들이 많다. 그렇게 와도 된다"면서 면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앞서 지난 25일 살펴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 병원도 면회시간과 상관없이 일반병동을 오가는 이들에 대해 보호자 여부를 확인하기는커녕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11층 일반병동에서는 '꽃, 화분, 애완동물, 외부 음식물은 반입 금지합니다'라는 벽에 붙은 안내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꽃다발을 들고 온 면회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병실을 오가기까지 했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간호사는 "솔직히 면회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환자의 곁에 있을 수 있는 보호자와 면회자를 하나하나 구별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대형병원에서 일반병동 감염병 관리를 위한 면회시간 제한 조치가 엉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에 대해 정부가 지난해 7월 28일 '사실상의 종식 선언'을 한 이후로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포커스뉴스>가 직접 살펴본 서울지역 대형병원 4곳의 일반병동 면회시간 제한 관리는 매우 미흡했다.
일반병동 면회시간 제한은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보건복지가 병원들에게 내놓은 권고사항이다.
당시 면회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의 잘못된 병문안 문화가 메르스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고, 정부는 병문안 문화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면회시간 제한을 내놨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감염자 186명 중 73명(39.2%)이 가족·면회자·간병자로 나타났을 정도다.
그러나 일부 병원은 일반병동 면회시간 제한 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있다.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등 일반병동 통제에 대해 단계적인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잘못된 병문안 문화에 대한 국민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메르스 사태 이후 시민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일반병동의 면회시간 제한은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으로, 이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며 "열감지카메라 설치·운영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일반 직원과 환자를 구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정해진 면회시간이 있다고 경비가 면회자를 막아서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해명했다.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음압병실. 2015.09.21 조종원 기자 26일 오전 10시쯤 서울성모병원 1층 안내데스크에서 찾아본 일반병동 면회시간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이지만, 비슷한 시각 일반병동을 오가는 면회자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임학현 기자 서울대병원 본관 2층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은 방문객 안내사항. 25일 오후 2시30분쯤 현장을 방문한 결과, 안내사항에 명시된 면회시간을 지키는 면회자는 물론, 통제하는 병원 직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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