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후 정국 변화…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후반기 여름 휴가

편집부 / 2016-07-25 17:35:04
이명박 '공정한 사회' '통일세 신설'…여론 뭇매 <br />
노무현 '한미FTA' '전작권 환수' 등 제안…보수 진보 외면<br />
악재 겪고 있는 박 대통령…난국 타개 메시지 가능할까

(서울=포커스뉴스) 야권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29일까지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다른 외부 일정이 없이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며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져, 휴가를 마친 뒤 어떤 구상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휴가를 마친 뒤 '노동개혁'을 화두로 제시하자, 정부여당은 19대 국회 내에 처리되지 못했지만 노동5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일반적으로 여름 휴가를 마친 뒤 하반기의 정국 구상을 내놓곤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통일세 신설'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를 제시하기도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 탈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정국 주도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후반기 여름 휴가 메시지는 레임덕과 맞물려, 별다른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이명박 '공정한 사회' '통일세 신설'…여론 뭇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름 휴가를 마친 뒤 8·15경축사를 통해 화두를 던지곤 했다. 이 전 대통령이 가장 큰 정국 구상을 제안했던 것은 집권 중반을 넘어가는 2010년 8월의 일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일주일 간의 여름 휴가를 마친 뒤 경축사를 통해 '공정한 사회'와 '통일세 신설' 등을 제안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회"라며 공정한 사회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공정한 사회야말로 대한민국 선진화의 윤리적 실천적 인프라"라며 "앞으로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라는 원칙이 확고히 준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날을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며 "이 문제를 우리 사회 각계에서 폭넓게 논의해 주시기를 제안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여러 차원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통일세와 같은 경우 같은해 3월 발생했던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관돼 보수 언론의 비판을 받았고, 진보언론들은 '흡수통일'을 염두케 한다는 이유로 질타했다.

'공정한 사회' 역시 추상적인 메시지, MB정권의 친재벌 성향 등과 맞물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 노무현 '한미FTA' '전작권 환수' 등 제안…보수 진보 외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를 넘어가던 2006년 8월 여름 휴가를 마친 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제기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회견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가급적 빠른 시기에 협상이 타결이 되면 좋다"며 "진보도 이제 객관적 현실을 이해하고 좀 달라져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작권 환수와 관련해서는 "전작권 환수는 자주 국가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일이자,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지금 환수되더라도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진보 진영과 전작권 환수가 이르다는 보수 진영을 양쪽 모두를 겨냥했던 것. 이같은 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집권 말기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결과적으로 보수·진보진영 양측으로부터 외면, 집권 후반기 지지율 급락 '집권 4년차 징크스'를 겪으며 2007년에는 급기야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게 된다.

이는 2004년 8월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 국무총리에게 큰 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의 정국 구상을 발표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이해찬 총리에게 일상적 국정운영을 총괄케 하는 내용의 정국 구상을 발표했고, 이해찬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실세총리'라는 별명과 함께 큰 권한을 발휘했다.


◆ '청남대 구상' YS·DJ…정권말 악재 겹쳐 청와대 휴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휴가를 즐겼다. YS는 '청남대 구상'이란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대통령으로, '금융실명제' 역시 청남대 구상을 통해 이뤄졌다.

YS는 첫 여름 휴가를 마친 1993년 8월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표했다. 집권초반 90%가 넘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추진한 금융실명제를 통해 YS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DJ 역시 2000년 5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약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청남대를 방문해, 생각을 가다듬기도 했다. 당시 DJ는 비서실에서 보고한 회담 자료 등을 잔뜩 지참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YS와 DJ의 집권 하반기 휴가 역시 평탄치 못했다. YS 경우 집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1995년 여름휴가를 앞두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6.29)가 발생했고, 1996년에는 한총련이 연세대를 점거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DJ의 경우에는 집권 말기인 2001년 이용호 게이트, 2002년 8월 효순이·미선이 사건 등의 악재가 겹쳐 말년 휴가는 청와대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7월30일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사진출처=박근혜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 북악산을 등반하고 있다. <사진출처=대통령기록관>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부인 권양숙 여사와 청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대통령기록관>역대 대통령이 휴가지로 즐겨 찾았던 청남대 <사진출처=청남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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