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창원 공장에 R&D 센터 설립·연구 개발 및 인력 늘려<br />
DD모터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각각 세탁기·냉장고 핵심 부품<br />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로 에너지
(서울=포커스뉴스)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창원 공장 내 설치된 현수막에는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목표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최근 무선 청소기, 얼음정수기냉장고, 트윈워시, 듀얼 에어컨 등 다양한 융복합 가전을 출시하며 국내외에서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제품들이 나오기까지 DD모터(세탁기)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냉장고) 등 부품의 역할이 컸다.
생활가전은 모터 또는 컴프레서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세탁기·청소기·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등의 제품이 '모터'의 운동을 직접 이용한다면 냉장고·에어컨·정수기·제습기 등 냉기를 필요로 하는 제품은 '컴프레서'를 이용한다. 다만 컴프레서도 냉매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모터의 운동을 이용해야 한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러한 가전제품들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전용 라인에서 생산된다. LG전자는 지난 1962년 선풍기용 모터를 생산을 시작으로 55년 간 이 사업에 투자해 왔다.
노태영 LG전자 상무는 "가전제품의 핵심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외부에 맡길 수 없다"며 "지난 1990년대 외환위기 속에서도 핵심부품의 연구인력과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모터와 컴프레서 분야의 연구개발 인력을 20% 이상, 개발비는 지난해 대비 2배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관련 연구에 투자하기 위해 창원 R&D센터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오는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 LG 냉장고의 심장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LG전자의 냉장고와 에어컨, 정수기 등에 사용되는 컴프레서용 모터는 창원 2공장에서 생산된 후 창원 1공장 B1동에 있는 컴프레서 생산라인으로 이동된다. 여기에 위치한 3개 라인에서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냉장고와 정수기에 사용되는 소형 컴프레서, 일반 컴프레서 등이 생산된다.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70m 규모의 생산 라인을 통과하면서 조립과 용접 등 총 10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냉기를 이용하는 가전은 휘발성이 강한 냉매를 사용해 냉매가 기체로 변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온도를 낮추게 된다. 알코올을 몸에 바르면 시원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다. 컴프레서는 이 때 기화한 냉매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액체로 압축하는 역할을 한다.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리니어 모터를 통해 구현된다. 이 모터는 전자석과 영구자석을 나란히 해 직선 운동을 한다. 전류 성질에 따라 N극과 S극이 변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전자석은 위쪽에, 극이 변하지 않으면서 위치가 고정된 영구자석은 아래쪽에 있다. 이 때 전자석에 흐르는 전류의 양과 성질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 두 자석 사이에 잡아 당기거나 밀어내는 힘을 통해 전자석이 속도와 방향을 달리하며 직선방향으로 움직인다.
LG전자가 2001년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직선운동을 하는 '리니어 모터'를 사용해 에너지 변환손실이 없이 모터의 에너지를 피스톤으로 전달한다. 또 마찰과 마모가 발생하는 연결 부위를 줄여 소음도 대폭 낮췄고 수명도 늘렸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을 상용화해 대량생산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최근 들어 리니어 방식의 컴프레서 개발을 시작한 것에 비하면, 자사의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은 15년 이상 앞서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했다.
◆ LG 세탁기 1등 공신, 'DD(다이렉트 드라이브)'모터
LG전자가 1998년 인버터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상용화한 ‘DD 모터’. 이름 그대로 모터가 세탁통을 직접 구동시킨다. DD모터는 세탁통에 직접 연결돼 있어서, 모터와 세탁통이 동시에 돌아간다. 세탁기의 외형 크기는 유지하면서 세탁통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이 모터 때문이다. 또 기존 방식의 벨트와 같이 마모되는 부품도 없어 세탁기의 수명을 늘려준다. 진동과 소음이 크게 줄어든다. 기존에는 세탁통과 모터를 벨트로 연결해 소음과 진동이 크고, 세탁기 외부통과 내부 세탁통 사이의 간격이 넓어야 했다. 또 벨트를 통해 모터의 회전이 세탁통에 전해지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발생했다.
DD모터는 모터의 힘을 세탁통에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모터의 회전 동작에 맞춰 세탁에 필요한 만큼 세부적인 동작을 만들어 제품의 성능을 높여준다. LG전자는 업계서 유일하게 인버터 기술과 DD모터의 구조를 활용해 두드리기·주무르기·비비기·흔들기 등의 세탁 기술을 선보였다.
DD모터는 LG전자 창원 2공장 C동에서 생산된다. 이외에도 C동 공장에서는 에어컨, 냉장고에 탑재되는 컴프레서용 모터 등이 생산된다. LG전자는 총 11개 라인 중 3개 라인에서 세탁기용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터 가운데 DD모터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 이 생산 라인에서는 다른 라인과 달리 5대의 로봇이 생산 과정에 이용된다.
코일을 감는 공정도 위쪽과 아래쪽 두 방향에서 동시에 이뤄져, 6초마다 DD모터 1대가 생산된다. 자석과 코일로 이뤄진 모터는 코일 감기·연결·검사 등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모터의 경우 많은 양의 코일을 균일하게 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1993년 국내 최초로 'BLDC 모터'를 개발해 냉장고·식기세척기·청소기· 에어컨 등에 사용해왔다. 이 모터는 모터에 힘을 전달하는 탄소 막대인 브러시 장치 대신 전자회로가 장착됐다. 이에 따라 수명도 길어지고 발생하는 탄소 먼지도 적어졌다. 또 모터의 크기와 무게도 줄였다.
LG전자는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가전에 무게와 크기를 줄인 BLDC 모터를 탑재해 성능을 높였다. 최근에는 크기와 무게가 각각 363㎤, 470g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준의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개발해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에 탑재했다. 이 청소기는 무선 청소기 가운데 세계 최고인 205와트의 흡입력을 구현한다.
◆ 철저한 품질검사 거친 모터와 컴프레서…'제품 수명'도 1등급
제조 공정이 끝난 컴프레서와 모터는 이후 여러 개의 검사를 거친다. 진동, 소음 검사 후 냉매 유출 여부를 확인키 위해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하고 대형 수조에 넣어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한다. 이후 컴프레서는 전용 승강기를 이용해 2층에서 1층으로 이동하고 검사 공정까지 완료한 후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으로 옮겨진다.
B1동 건물 앞쪽의 신뢰성 실험동에서는 'R-134a' 냉매를 적용한 냉장고용 컴프레서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는 주로 미국에 판매되는 냉장고에 쓰이는 냉매다. 이 곳에서는 작은 서랍 구조의 300여개 설비가 컴프레서 하나하나를 테스트하고 있다. 전원을 켜고 끄기는 것도 수십만 회 반복한다. 압력과 부하를 높여 부품의 마모가 생기는지를 확인하고, 영하의 극한 조건에서도 냉매가 정상적으로 순환하는지 등을 테스트한다.모터도 마찬가지다. 작업자들은 에너지 효율 측정을 비롯해 소음, 진동, 수명 등을 실험한다.테스트 종류만 해도 40개 정도가 된다.
이러한 철저한 품질 검사의 결과는 제품 수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럽 규격 인증 기관인 VDE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와 DD모터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성을 인증했다. 지난해 VDE는 6만2000회의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운전시험을 진행한 후 20년간 사용할 수 있다고 인증했다. 또 2013년 DD모터에는 VDE로 부터 업계 최초로 22년 수명을 검증받았다. 이 모터는 1주일에 4.2회 이상, 1년에 220회 이상 세탁할 경우 22년간 총 5000회를 세탁할 수 있다고 VDE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는 생활가전의 심장이자 핵심 경쟁력"이라며 "세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배경에는 핵심부품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가 적용된 다양한 가전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모터BD담당 박정현 상무는 "연내에 모터를 응용한 신제품이 출시 될 것"이라며 "관련 제품 기획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1공장 컴프레서 생산라인. <사진제공=LG전자>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2공장 모터 생산라인. <사진제공=LG전자>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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