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사태'로 되돌아 본 역대 정권 말기의 대형 악재들

편집부 / 2016-07-21 19:33:59
문민정부에서부터 MB정부까지…각종 악재로 마무리된 정권의 뒷모습
△ 청와대

(서울=포커스뉴스) 4‧13 총선 당시 경선 개입 녹취록 공개 파문부터 우병우 청와대 민적수석비서관의 진경준 게이트 연루 의혹까지 집권 4년차를 맞이한 박근혜 정부가 연일 터지는 대형 악재들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레임덕'이 시작됐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정권 말기 찾아오는 대형 악재에 흔들리는 정부의 모습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것이 아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권의 말기에는 어김없이 대형 악재들이 터지는 아름답지 못한 마무리를 하곤 했다.


◆ 김영삼 정부 레임덕 앞당긴 '소통령' 김현철

"부정부패는 나라를 좀먹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

32년 동안 이어진 군사정부를 종식시키고 탄생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는 이와 같은 취임사로 시작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실시 등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강도 높은 개혁을 해나갔다.

하지만 그는 정작 등잔 밑은 소홀했다. 문민정부 마지막 해였던 1997년,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가 이른바 '한보사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재계 서열 14위였던 한보그룹의 부도는 그자체로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지만, 5조 7000억원에 달하는 부실대출 규모는 더더욱 온 나라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즉각 "한보그룹의 사업인가와 대출, 부도처리 등 전 과정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여야에 조직적인 로비를 벌인 일명 '정태수 리스트'가 나오게 됐고, 리스트에 나온 정치인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김현철씨가 한보 특혜 융자의 배후인물이며 국정에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현철씨가 비자금 120억원을 관리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해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수사 4개월 만에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최초로 현철씨가 구속됐으며, 김 전 대통령은 특별담화를 통해 아들과의 절연을 선언해야만 했다.

'소통령'으로 불리 정도로 문민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현철씨의 몰락은 김 전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졌고, 결국 김 전 대통령은 "영광의 시간은 짧았지만,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는 말을 남기고 정권교체를 당해야만 했다.


◆ 김대중 정부를 흔든 '홍삼 트리오'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권 말기에 세 아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다.

취임 직후 친인척의 부정비리 방지책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우리 아이들은 독재시절 나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 부정과 비리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고 답했던 김 전 대통령이었지만 그의 레임덕을 몰고 온 것은 다름 아닌 그가 믿었던 세 아들, '홍삼 트리오'였다.

먼저 차남인 홍업씨가 2002년,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을 지내면서 각종 이권 청탁을 받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삼남인 홍걸씨도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던 최규선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되며 구속됐다.

홍걸씨의 구속은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집권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게 된 계기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에는 3선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던 장남 홍일씨가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대가로 1억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은 정권 마지막 해에 자신의 최측근이자 '동교동계 좌장'으로 불렸던 권노갑 전 의원이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다. 권 전 의원은 이듬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판결 받고 석방됐다.


◆ '바다이야기'로 시작돼 '박연차 게이트'로 끝난 참여정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초반부터 친형 건평씨가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청탁성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며 삐걱대기 시작했다.

정권 말 악재로는 2006년 문제가 된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특히 배후에 정권 실세인 386인사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종일 맹 공세를 퍼부었다. 비록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는 참여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한 계기가 됐다.

노무현 정부의 악재는 정권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됐다.

노 전 대통령을 후원한 것으로 유명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 사이의 세종증권 매각 사건을 조사하던 중 박연차 회장이 수많은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준 것이 밝혀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가 터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게이트'로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노 전 대통령 본인에게까지 들어온 검찰의 칼날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가게 됐다.


◆ '방통대군'과 '영일대군'에 무너진 MB정부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고 권력형 비리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상설화법을 추진할 것"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지만 그 역시 정권 4년차에 찾아온 측근 비리를 피할 수 없었다.

2011년 저축은행 사건을 시작으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비리는 MB정부에겐 치명타였다.

2012년 4월에는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자 '방통대군'으로 불렸던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파이시티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곧이어 7월에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상왕', '영일대군' 등으로 불렸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등 MB정부도 각종 측근 비리라는 악재들로 마무리됐다.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를 앞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본 청와대 전경. 2015.08.23 허란 기자 9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추모 부활 성시 기념예배'에서 차남 김현철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16.01.09 양지웅 기자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 아들 김홍업 전 의원이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5.08.18 박동욱 기자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1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재인 의원 블로그> 2016.04.19 포커스포토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득 전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5.10.05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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