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빴던 현대상선·한진해운, 경영정상화 남은 과제는

편집부 / 2016-07-21 17:20:53
현대상선 출자전환 '순항'…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타결 '기대'
△ 31일,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개최

(서울=포커스뉴스) 구조조정에 숨 가빴던 국적선사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경영 정상화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 '빅2'인 두 선사에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현대상선은 21일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이행해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약정서'를 정식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구조조정 작업을 모두 마치고 채권단의 공동 관리 하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상선은 먼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지난 18~19일 이뤄진 유상증자 공모를 통해 1조4400억여원의 자금을 청약 받았다.

채권단·사채권자·용선주(임대 선박주)의 기본 출자전환액 1조2382억원에 더해 사채권자·용선주가 약 1600억원을 추가로 출자전환했다. 또 일반투자자가 약 400억원을 청약했다.

금융권에서는 출자전환 외 일반공모 한도가 1조2000억여원이었지만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로 실제 공모 실적이 훨씬 낮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해당 금액은 용선주와 사채권자가 100% 청약한다는 가정 하에 최대치를 산정한 것"이라며 "당초 목표했던 출자전환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대폭 개선된다. 부채비율이 지난 1분기 개별 기준 5307.3%에서 200%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재무구조를 개선한 현대상선에게 가장 시급한 정상화 과제는 새 최고경영자(CEO) 선임이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대해 20일 "9월 초까지 현대상선 차기 CEO를 선임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채권단 등이 해운업에 역량을 갖춘 전문 경영인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상선은 해운 얼라이언스(동맹체) '2M' 가입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2M과는 공동운항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로, 세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8월5일 신주를 상장한 이후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정부의 선박펀드를 이용하는 등 영업 활성화에 치중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눈앞에 둔 급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채권단 자율협약 만기를 9월 초로 1개월 연장해 시간을 벌면서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 세가지 가운데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과 사채권자 채무 조정을 일찌감치 끝냈다. 용선료(선박 임대료) 협상에 대해서만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향후 3년6개월간 기존 용선료의 30% 인하를 목표로 선주들과 2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조심스럽게 "협상 타결 단계는 아니지만 진전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용선료를 해결하더라도 유동성 부족이란 큰 문제가 남아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1조원 가량의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진해운에 추가 지원이 없다고 재확인하며 현대상선과 같은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돌파구는 5000억원 규모의 선박금융 유예 협상이다.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마련 차원에서 해외 금융권을 대상으로 선박금융 원리금 유예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에 성공하면 부족한 자금 규모가 반으로 뚝 떨어진다.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세계 9위 선사로, 회생에 실패하면 한진그룹은 물론 국가로서도 큰 손실"이라며 "채권단이 한진해운에는 유독 엄격한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사채권자 및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해당 사채의 조건을 일괄 변경하는 상법 절차다. 2016.05.31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사채권자 및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해당 사채의 조건을 일괄 변경하는 상법 절차다. 2016.05.31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한진해운의 채무조정을 위한 첫 사채권자 집회가 열린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2016.05.19 허란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016.04.29 조종원 기자2016.06.14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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