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전 靑 정무수석도 "지역구 옮겨라"…총선 개입 의혹

편집부 / 2016-07-19 21:01:31
대통령 뜻이라면 따르겠단 말에 "예 따르세요"<br />
생각할 시간 달라하자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어"
△ 정진석 원내대표 면담 위해 이동하는 靑 정무수석

(서울=포커스뉴스) 친박계 최경환‧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20대 총선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19일 드러났다. 청와대는 그동안 공천 개입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TV조선은 이날 "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자였던 김성회 전 의원이 윤상현, 최경환 의원은 물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도 전화를 받았다"며 녹취내용을 보도했다.

TV조선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이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갑 출마 준비를 하자 출마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에게 "가서 (서청원 전) 대표님한테 저한테 얘기했던 거 하고 똑같이 얘기하세요.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물어보세요."라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이 서 의원의 지역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자신과 했던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 전 수석은 "저하고 약속을 하고 얘기한 거는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거 아녜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압니까?"라고 압박했다.

VIP(대통령)의 뜻이라면 따르겠다는 김 전 의원의 답변엔 "예 따르세요,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 갑니다'라고 솔직히 까놓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거듭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현 전 수석은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습니다. 진짜로.. 제가 말씀 드릴 때에 그렇게 하세요. 바로 조치하십쇼, 바로, 진짜로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고요."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이 약속한 게 뭐냐고 묻자 현 전 수석은 "정말 이런 식으로 합니까? 서로 인간적 관계까지 다 까면서 이런식으로 합니까? 그럼 저한텐 한번 해본 소리예요?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엔 안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저한테 그랬습니까? 안 그랬습니까?"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현 전 수석은 이어 "사람이 일하다 보면 여러 차례 고비가 있고 딱 결정을 해야할 때가 있고, 판단 제대로 하시라고요. 바로 전화하세요. 오늘 바로 하세요"라고 말했다.

한편, TV조선은 총선 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현 전 수석의 비밀 회동 의혹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공천 개입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보도했다.(서울=포커스뉴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05.12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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