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부산행' 공유 "우리나라에서 85억을 들여 좀비 영화를 만든다고?"

편집부 / 2016-07-17 11:59:20
공유, '부산행'에서 워커홀릭 펀드 매니저 석우 역 맡아 열연<br />
"'부산행' 작업을 마친 뒤 연상호 감독님 때문에 두 번 울컥"<br />
"'부산행',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서글픈 장면만 떠올라"

(서울=포커스뉴스) 공유와 예정된 인터뷰 시간은 50분이었다. 질문마다 촘촘한 대답이 이어졌다. 여느 때와 같이 끝나기 5분 전, 인터뷰를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이 전해졌다.

하지만 공유는 급히 마무리하지 않았다. 성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 아마도 그렇게 공유는 배우로서 현장에 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꽉 채운 60분을 통해 확신으로 다가왔다.

공유는 영화 '부산행'에서 석우 역할을 맡았다.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다. 직장에서 잘 나가기 위해 가정에 눈길 주기가 어려웠다. 아내는 집을 떠나 부산으로 갔고, 딸 수안(김수안 분)과는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어색하다. 그래서 수안이는 생일 소원으로 엄마가 있는 부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석우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바쁜 업무를 뒤로하고 수안이와 부산행 KTX에 오른다.

공유는 석우에 대해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주인공 한 명쯤은 변하잖아요. 전형적이지만 그 속에서 저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시나리오 볼 때도 석우가 돋보이는 인물은 아니었어요. 아이돌 그룹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석우가 '부산행'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사회자 같은 느낌이라고 받아들인 것 같아요. 석우가 너무 튀어 오르면 안 될 것 같았죠. 그래서 영화 속에서 석우의 감정적인 장면이 좀 더 줄어든 게 사실이에요."


배우라면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부각되길 바라는 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유는 되려 현장에서 석우가 조금 더 담백해지길 바랐다. 처음 '부산행'을 선택했던 마음을 끝까지 가져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처음 '부산행'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런 생각을 했죠. '뭐, 우리나라에서 85억을 들여 좀비 영화를 만든다고?' 재미있고, 호기심이 생기는 일이었어요. 심지어 감독님도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만든 연상호 감독님이시래요. 두 가지의 조화가 신선했어요.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궁금함도 생겼고요. 첫 미팅을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이 유쾌했어요.(웃음) 작업하면서 점점 더 신뢰하게 됐던 것 같아요."

공유는 '부산행'의 촬영 현장을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공유했던 곳"이라고 말한다. 유쾌한 연상호 감독을 필두로 배우, 스태프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85억이라는 예산은 '부산행'을 만들기에 넉넉한 예산은 아니었다. 그래서 곳곳에 아이디어가 들어갔다. 한 장면도 누구 하나의 힘으로 된 장면은 없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가 '부산행'을 완성했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걱정될 정도였어요. (마)동석이 형은 원래 알던 분이고, (정)유미씨, (김)의성 선배님은 전작을 함께 했었고요. (안)소희랑 (최)우식이는 처음 봤어요. 그런데 안 예뻐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떡 하나 더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에요. 두 달 동안 부산에서 숙소 생활을 하면서 (김)수안이를 중심으로 윗사랑 내리사랑이 자연스럽게 됐던 것 같아요."

공유는 극 중 수안이와 눈 맞춤도 어색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딸 바보'를 예약해놨을 것 같은 공유다. 그리고 김수안은 현장의 마스코트이기도 했다. 아이돌 춤도 금방금방 따라 추는 그를 현장에 있는 그 누구도 안 예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공유는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김)수안이와 사적인 친밀함이 화면에 묻을까봐"라는 것이 이유였다.

"촬영이 끝나고 한참 지났는데 연상호 감독님께 연락이 왔어요. 뭐하냐고, 술 한잔하자고요. 영화 찍으면서 당신한테 고마운 게 있었는데 맨정신에는 못 말하겠다고요. 수안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일부러 수안이와 거리를 둔 걸 자긴 알고 있었다고요. 그런데 좀 짠하더라고요. 이 사람은 당연히 모를 거로 생각했는데, 누군가 나를 알아봐 준 거잖아요."


"그리고 하나가 더 있었어요. '부산행'의 첫 촬영이 주차장에서 아내와 전화하는 장면이었어요. 감독님은 촬영 전에 제가 '누구처럼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대요. 다른 배우 이름을 예로 들면서. 그런데 제가 연기하는 석우를 처음 보고, 그 생각을 돌렸대요. '석우는 공유가 하는 대로 두면 되겠구나' 라고요. 참 무뎌져 있었거든요. 제가 연기로 보여줘야 하는 것들에 대한 과정이잖아요. 전 과정이 어쨌든, 잘해내야 하는 거고. 그런데 그 과정을 알아준 거죠. '나는 모르지 않았어요' 하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85억의 예산으로 '부산행'이 완성됐다. 공유에게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을 피해 참 많이도 달렸고, 힘들었고, 울컥했던 작품이다. 그는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부산행'을 볼 관객에게 말을 덧붙인다.

"처음 '부산행'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참 서글펐어요. 저는 좋은 시나리오를 보면 그림이 연상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부산행'의 시나리오를 보며 떠오르는 그림이 하나같이 참 서글펐어요. 아마 그 이유는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제가 느낀 느낌이 공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②] "15년 배우인생 처음"…2016년 '남과여·부산행·밀정·도깨비' 공유와 이어집니다.공유가 '부산행'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NEW, 매니지먼트 숲>공유는 영화 '부산행'에서 석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부산행' 스틸컷. <사진제공=NEW>공유와 김수안이 열연 중인 영화 '부산행' 스틸컷. <사진제공=NEW>공유가 '부산행'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NEW, 매니지먼트 숲>공유가 '부산행'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NEW,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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