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올슉업’, 헬로비너스 앨리스에게 ‘배우 송주희’를 선물하다

편집부 / 2016-07-17 08:57:18
지적이면서도 도도한 큐레이터 산드라役으로 뮤지컬 데뷔
△ 배우 송주희

(서울=포커스뉴스) “산드라 역할을 맡은 여배우가 걸그룹 이라고?”

뮤지컬 ‘올슉업’ 공연을 마친 후 한 관객이 캐스팅보드를 보며 큐레이터 산드라 역을 맡은 여배우 송주희에 대해 묻자, 함께 온 친구가 답했다. “헬로비너스 앨리스잖아.” 걸그룹 멤버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그 관객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반문을 던졌다.

헬로비너스 앨리스가 아닌 본명 송주희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섰기 때문일까. 공연 전 다수의 관객은 그를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신인 뮤지컬 배우 정도로 인식했다.

그러나 공연 후 많은 관객이 공연 관계자를 찾아 송주희에 대해 묻는다. 눈에 띄는 미모, 독특한 발성과 어우러진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고음에서도 흔들림 없는 가창력까지 다 보여주는 낯선 여배우에 대한 궁금증에서다.


관객의 반응을 통해 본 신인 배우 송주희의 뮤지컬 도전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최근 공연을 마친 후 포커스뉴스와 만난 송주희는 “첫 공연만 떨릴 줄 알았는데 공연이 거듭될수록 더 불안해진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불안의 원인은 간단했다. 방송과 달리 뮤지컬은 자신의 연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첫 공연 때는 정신이 없긴 했지만 집중을 못한 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공연이 거듭될수록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고민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모니터를 할 수가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불안에도 무대에 오르는 게 주저되지 않을 만큼 뮤지컬이 재미있는 건 확실해요.”

‘올슉업’은 시대의 아이콘 엘비스 프레슬리가 데뷔 전 이름 모를 한 마을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07년 논 레플리카 버전으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꾸준히 사랑 받아온 작품이다.


각 캐릭터 마다 여러 배우가 거쳐 갔다. 도도하고 지적인 큐레이터 산드라 역시 마찬가지. 그만큼 캐릭터의 색은 확고해 졌다. 산드라의 경우 지적이고 도도하면서 걸크러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올슉업’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송주희표 산드라에게는 “사랑스럽다”는 전혀 다른 평가가 쏟아졌다.

색이 확고한 캐릭터에 변화를 주는 건 ‘신선하다’는 긍정적 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극과 어우러지지 못하면 ‘연기력 부족’으로 비칠 수도 있다. 첫 뮤지컬 도전에서 기존 캐릭터 색에 변화를 주는 건 큰 모험이 분명했다.

“도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입만 열면 그 느낌이 안 나더라고요. 기존 걸크러시한 산드라 느낌으로 연습을 하면 할수록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좀 더 사랑스럽고 엉뚱한 느낌으로 변화를 줬는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긍정적 평가가 많아 안도하고 있어요.”


송주희가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대 경험’을 쌓고 싶어서다. 걸그룹 헬로비너스 멤버로 수백 번은 무대에 오른 그이기에 다소 의외의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묻자 송주희는 “멤버들과 정해진 동선 대로 무대를 하는 건 경험이 는다는 느낌보다 익숙해진다는 느낌이 더 크다. 그래서 전혀 다른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어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과 3분의 곡을 나눠 부르는 방송 무대를 해오던 송주희에게 2시간여 동안 다수의 넘버를 부르며 관객과 마주해야 하는 뮤지컬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컨디션 유지는 그에게 가장 큰 숙제다.

“솔직히 힘든 점을 꼽으라면 전부라고 말할 수 있죠. 다 어려워요. 그중 제일 어려운 건 자기 관리더라고요.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사실 그룹 활동 때는 내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다른 멤버가 그 파트를 부르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마이크를 통해 적나라하게 내 상태가 드러나는 걸 알기에 그런 날은 더 불안해져 힘들더라고요.”


평소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일까. 송주희는 무대에 오를 때면 자주 불안에 휩싸인다. 관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불안은 더 커진다. ‘혹여 실수를 해 실망시키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은 그를 더 긴장케 한다.

송주희는 최근 인피니트 성규와 호흡을 맞춘 첫 공연 때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회 정도 공연을 해서 이제 관객과 소통하는 것에 적응했다 생각했는데 얼마 전 인피니트 성규오빠와 첫 공연 후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다들 성규 오빠와 하면 관객 반응이 좋아 그렇게 재미있다는데 난 관객이 많고 반응이 좋으니 오히려 너무 긴장을 했다. 결국 그날이 제일 못한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쉽지 않은 도전임이 분명했다. 공연 후 아쉬웠던 장면을 떠올리며 속상함에 눈물짓기도 한다. 그럼에도 멈추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는 “모든 힘듦을 날려버릴 만큼의 재미가 있다”며 “긴 시간 동안 배우들과 함께 준비한 게 무대에서 톱니바퀴가 맞는 것처럼 진행이 될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큰 희열을 느낀다. 그 성취감에 다들 힘들어도 무대에 오르는 게 아닐까 싶다”고 뮤지컬에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송주희는 ‘올슉업’ 공연과 헬로비너스 신곡 녹음을 병행 중이다. 이에 “뮤지컬 배우들이 가진 강렬한 에너지를 헬로비너스 무대에 가져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뮤지컬과 가수의 다른 발성법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수로서는 끝음을 버리는 게 테크닉인데 뮤지컬에서는 끝음을 버리는 걸로 엄청 혼이 났어요. 그런데 공연 시기에 헬로비너스 신곡 녹음을 시작해 녹음실에 갔는데 이번에는 끝음을 유지하니 바로 ‘버리라’는 지적을 받아 좀 혼란스러웠지만 이제는 적응 했어요. 하하.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 집중력이 크게 늘어 헬로비너스 무대를 빨리 해보고 싶어요. 달라진 걸 느껴보고 싶거든요.”

‘올슉업’ 40회 공연을 마쳤을 때 송주희가 받고 싶은 평가가 궁금했다. 그는 어떤 칭찬보다 자신이 연기한 산드라가 작품 안에 녹아들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내가 연기하는 산드라가 원래 산드라와는 좀 다르다보니 어색해 하는 분도 분명 있어요. 그래도 40회를 채웠을 때, 송주희가 연기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산드라가 관객들의 의식 속에 자리 잡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튀지 않고 잘 녹아든 캐릭터로 기억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송주희에게 ‘올슉업’은 깜짝 선물 같은 작품이다. 오디션을 봤지만 붙을 줄 몰랐고, 시작 전 적응을 못할까봐 겁을 먹었지만 소중한 선배들을 만나고 많은 걸 배웠기 때문이다.

“내게 ‘올슉업’은 40회 공연을 마쳤을 때가 기대되는, 뮤지컬을 계속 하고 싶게 만들어 준 작품이에요. 뮤지컬의 시작이 ‘올슉업’이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요. 함께한 배우도 그렇고 넘버에도 팝적인 요소가 많아 적응이 어렵지 않았거든요. 만약 정통 뮤지컬이었다면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공연도 못 즐겼을 것 같아요. 산드라에게 참 감사할 게 많네요.”

끝으로 뮤지컬 배우 송주희는 현재 가장 출연하고 싶은 뮤지컬 작품으로 ‘위키드’를 꼽으며 자신감 넘치면서도 허술한 구석이 매력적인 백색 마녀 글린다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이유를 들며 말이다. 또 그는 “지금은 소화하기 어렵지만 ‘올슉업’에서 마을 술집의 주인이자 로레인의 엄마 실비아 역에도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말로 오랜 시간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대신했다.

송주희의 첫 뮤지컬 데뷔작 ‘올슉업’은 오는 8월28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 인근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고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올슉업' 프레스콜에 참여한 배우 송주희(왼쪽)와 김성규가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16.06.2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고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올슉업' 프레스콜에 참여한 배우 김성규(왼쪽)와 송주희가 주요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16.06.2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 인근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뮤지컬 '올슉업' 산드라역을 맡은 배우 송주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포커스뉴스 사옥 인근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02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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