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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환상의 복식조 |
(잠실=포커스뉴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한화는 독수리가 맞았다.
한화가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타며 시즌 첫 7위에 올랐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다. 이날 주장 정근우는 11시즌 연속 100안타를, 이용규도 개인 통산 300도루를 각각 달성하면서 한껏 기분을 냈다. 팬들도 어느때보다 더 큰목소리로 응원했다. 이날만큼은 '최강' 한화였다.
경기가 한화의 7-4 승리로 끝난 뒤 관중석을 메운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맞은 편에서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응원가를 불렀다. 이날 한화팬들은 응원가 가사처럼 '이글스라 행복했다'.
경기 종료를 앞 둔 8회초. 3루석에 있던 모든 한화팬들이 승리를 예상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화 응원의 정점인 '육성 응원'이 울려퍼졌다. 반동은 앞뒤 반동. 모든 팬들이 "최강 한화"를 외쳤다. 그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였다.
구장 조명이 하나둘 꺼지면서 팬들은 잠실구장 중앙 출입구 앞으로 몰려들었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하나둘 구단 버스로 향했고, 팬들의 '선수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선수가 버스에 오를 때마다 환호했다. 선수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보였다.
빙그레 시절까지 포함해 25년째 한화를 응원하고 있다는 최성훈(34)씨는 "시즌 초반에는 경기 결과 확인하는 것조차 싫었다. 요즘에는 한화 야구가 볼맛 나서 기분이 좋다. 후반기에는 더 치고 올라가 가을야구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그건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직관(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는 것)'에서 3년 만에 승리한 경기를 봤다는 송재봉(42)씨는 "요즘 한화를 보면서 희생이란 단어의 가치를 새삼 느낀다.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할 때 얼마나 그 팀이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한화 팬 박현주(27·여)씨는 "늘 재미로 찾았던 야구장이었는데 어제 경기는 긴장됐다. 오늘은 조금 일찍 도착해 경건한 마음으로 경기를 기다렸다. 중간에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정근우와 로사리오의 홈런에 속이 다 시원했다. 오늘은 '나는 행복합니다'처럼 진짜 이글스라 행복했다"며 활짝 웃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지난 4월 5일 이후 109일 만에 7위에 올랐다. 사실 당시 순위는 시즌 초반이라 큰의미는 없다. 전반기 내내 꼴찌에 머물다 7위에 오른 한화의 순위가 더 의미있다.
한화는 올시즌 오랜기간 최하위에 머물렀다. 5월에는 침체가 점점 깊어졌다. 6월부터 반등기미가 보이더니 전반기를 7위로 마감하며 기분좋은 올스타 휴식을 맞게 됐다.(서울=포커스뉴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화-LG 경기 7회초 2사후 한화 로사리오가 우중월 솔로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서 정근우와 손가락 마주치기를 하고 있다.2016.07.14 우정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한화팬들이 14일 잠실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7-4로 승리한 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가를 열창하고 있다. 2016.07.14 이균진 기자 qwe123@focus.co.kr(서울=포커스뉴스) 한화팬들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7-4로 이긴 뒤 버스단 버스 주변에서 응원하고 있다.2016.07.14 이균진 기자 qwe123@focus.co.kr(서울=포커스뉴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화-LG 경기에서 LG에 승리하며 순위 바꿈을 해 7위로 올라선 한화 김정근우와 로사리오가 손가락 마주치기를 하고 있다. 2016.07.14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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