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철회하라"는 성주군민 요구에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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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 주민에게 사과하는 한민구 장관 |
(서울=포커스뉴스) '사드 배치 부지'로 확정된 경북 성주군 군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대화에 나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3일 국방부를 항의 방문한 성주 군민들에게 "내가 X밴드 레이더의 전자파를 몇 시간이고 맞겠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답은 "철회하라" 뿐이었다.
◆경부 성주군민 200명, 국방부 항의 방문
한민구 국방장관은 13일 오후 9시 국방컨벤션 건물 에메랄드홀에서 한 장관을 기다리고 있던 200명의 성주 군민들과 만났다.
김향곤 성주군수를 비롯한 성주군민 200명은 이날 사드 배치 지역 확정에 대한 항의 방문차 버스 5대에 나눠타고 오후 4시쯤 국방부에 도착해 5시간 동안 한 장관을 기다렸다.
군민들은 한 장관을 기다리는 5시간 동안 "사드 배치 철회 하라" "한민구는 사퇴하라" 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국방부에서 국방컨벤션 건물 로비에 군민들을 위한 식사를 마련해 두었음에도 군민들은 "국방부의 물 한잔도 마시지 않겠다"며 현재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김향곤 군수와 함께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군민들 "설명은 필요없다. 묻는 말에만 답하라"
성주군민들이 5시간을 기다린 오후 9시에 한 장관이 도착하자, 군민들은 한 장관에게 "설명은 더 들을 것 없다"며 "군민들의 질문에 답변만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성주군민들은 다른 도시의 거부가 강하자 성주를 선택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인가"라는 군민의 질문에 한 장관은 "군사적으로 어디가 최적인지를 판단한 것이지 다른 곳이 반대해 성주로 정한 것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왜 미리 성주군민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냐"는 군민의 질문에는 "공동실무단이 검토를 하고 있는 중 언론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보도됐고, 미처 군민에게 이해를 구하기 전에 보도가 먼저 됐다"고 답변했다.
군민들 편에 선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 "성주군에 설치하면 사드의 200㎞ 사거리에 수도권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그런데 어떻게 군사적 효용성이 최고인 곳이 성주군일 수가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 장관은 "사드는 수도권 방어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대상으로 가장 넓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 시스템이고, 그에 적합한 곳이 성주였다"고 답했다.
이완영 의원과 한 장관의 질의응답 중에 이 의원이 한 장관에게 "군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군민들은 "사죄는 필요없다. 철회하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 한 장관 "전자파 몇 시간이고 맞겠다" "환경영향평가 하겠다"
한 장관은 성주군민들에게 X밴드 레이더에 대해 설명하면서 "레이더는 최소 5도 이상의 각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전자파 유해성이 없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제가 그 앞에 몇 시간이고 서서 전자파 유해성이 있는지 없는지 직접 실험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몇 시간과 평생을 사는 것은 다르다"며 "차라리 그 근처에 집을 하나 구입해 그곳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되물었고 한 장관은 이에 "그럴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군민들은 결정 과정에서 투명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한 장관에게 공개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할 것을 누차 요구했고, 한 장관은 "환경영향평가 하겠다"고 답변했다.
질의응답이 진행될수록 성주군민들은 한 장관에게 "재검토 하겠다고 말하라" "철회하라"는 요구를 했고, 한 장관은 "군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으로 즉답을 피했다.
질의응답은 시작한 지 약 2시간 만인 오후 11시쯤 뚜렷한 결론 없이 한민구 장관이 인사를 하고 자리를 비우며 끝이 났다.13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확정한 국방부의 공식 발표 후 서울로 상경, 서울 용산 국방부 컨벤션센터를 항의 방문중인 김항곤 성주군 군수, 사회단체장 및 군민을 찾아 사과를 하고 있다. 2016.07.13 성동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을 찾은 군민들이 사드배치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이날 국방부에서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역을 성주로 결정하고 공식 발표했다. 2016.07.13 이승배 기자 13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확정한 국방부의 공식 발표 후 서울로 상경, 서울 용산 국방부 컨벤션센터를 항의 방문중인 김항곤 성주군 군수, 사회단체장 및 군민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07.13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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