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2016년도 하반기 우리나라의 산업기상도가 '흐림'으로 예보됐다. 브렉시트발 EU 정세불안,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新) 보호주의 색채 강화, 글로벌 분업 약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다.
앞서 OECD는 올해 세계경제둔화의 원인으로 '불지 않는 무역풍'을 꼽은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 정유‧유화는 '구름조금'으로 집계됐고, IT‧가전,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조선업종에는 국지적인 '비'가 예보되기도 했다.
실제로 건설은 글로벌 리스크에도 불구, 저금리 및 공공건설 수주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어 맑은 편에 속한다. '종합심사낙찰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저금리로 인한 신규분양, 수익성 부동산 수요증가로 햇살이 들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 다만 구조조정으로 인한 지방내수 위축과 브렉시트발 해외수주불안이란 부정적 요인이 아직 남아있다.
정유‧유화는 아시아 수출의 상승탄력을 기대하고 있어 '구름조금'이다. 저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 석유제품 수요가 꾸준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화업계의 전통 수출품목 '에틸렌'도 해외경쟁사의 신규투자 축소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이들 역시 대외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가전은 EU의 정세불안 등으로 '구름 낀' 하반기를 전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성장률이 작년에 비해 절반(7%)으로 떨어졌고, 그 중 브렉시트의 진원지 유럽시장으로의 수출이 20%에 달하기 때문. 반도체 수요 감소에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철강은 미‧중간 통상전쟁 여파로 '구름'이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과세를 매기면서 우리나라에도 50%의 관세를 매기는 '통상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브렉시트로 인한 달러 강세와 그로 인한 원자재 수입이 부담이지만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기계와 섬유는 중국의 수요둔화, 자동차는 중남미와 중동 수요부진 등으로 흐림을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판매증가에 기여해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의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이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흐림'을 전망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다행히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한 엔고현상에 희망을 갖고 있다. 경합도가 높은 일본 차에 대한 가격경쟁력 향상 기대감 때문이다.
조선업종에는 국지성 호우가 예상된다. 글로벌 분업고리가 약화돼 물동량이 줄어 선박수주도 같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 때문. 실제로 상반기 한국의 수주량은 88% 감소했다. 선박발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기존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가치사슬로 물동량 증가 덕을 봤던 한국 조선업도 냉정한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2016년도 하반기 우리나라의 산업기상도가 '흐림'으로 예보됐다.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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