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의 야심작 '보험다모아' 네이버에 정보 제공…사실상 물건너가

편집부 / 2016-07-11 11:51:11
금융위, 보험사에 온라인 영업채널 개설 채근<br />
애초 3월 계획서 연기되고 담당 실무진도 바뀌어<br />
보험사 "마케팅 비용 줄일 수 있던 기회 날라가"
△ 보험다모아.jpg

(서울=포커스뉴스) 금융위원회의 야심작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 당시 보험사와 금융소비자에게 내걸은 공약 추진이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금융위는 작년 11월 보험다모아를 미리 공개하면서 올해 3월께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보험료 가격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8개월이나 계획이 미뤄진데다 담당 실무진도 타 부서로 이동한 상태라 포털사이트에 보험료 가격 정보 제공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만 믿고 무리해서 온라인 영업 채널을 개설한 보험사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보험다모아 오픈 당시 온라인에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채널이 적다며 확장을 주문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보험다모아 선공개 자리에서 "왜 온라인에서 바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상성화재밖에 없느냐"며 보험사의 온라인 채널 진출을 채근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금융위는 고객 유입이 많은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보험다모아의 보험료 비교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보험사는 이 약속을 믿고 무리해서 온라인 채널을 확장했다. 네이버 등에 회사명이 검색되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보험료가 낮은 회사의 경우 가입자도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매각 이슈가 걸려있는 생명보험사들도 금융위의 채근에 온라인 채널 영업을 정비하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느라 진땀을 뺐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의 가격정보 제공 서비스는 애초부터 성공이 불투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는 개인 보험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 등으로부터 받는 광고수익이 있는데, 이를 포기하고 보험료 가격 비교 정보를 무료로 공시해줄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이런 방침을 밝혔을 당시에도 '네이버가 해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당시 실무진이었던 이동훈 금융위 전 보험과장은 작년 11월 이런 질문에 대해 "잘 얘기해봐야한다"며 공익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실무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구조를 잘 모른채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 당시 실무진은 네이버에 정보 제공 추진 계획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실무진의 인사 이동 역시 이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이동훈 전 보험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업구조개선과로 이동한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실보다 득이 커서 금융당국을 믿고 따라왔으나 이제는 득보다 실이 큰 상태다.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됐다"고 말했다.보험다모아 온라인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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