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데이팅앱 '범블' 직접 써보니…'여성 주도' 강점

편집부 / 2016-07-07 18:26:16
시작부터 끝까지 여성이 주도…별칭도 '페미니스트 앱'<br />
"신선하다"부터 "남성차별이다"까지, 반응도 각양각색

(서울=포커스뉴스) '왼쪽,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연결!'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자마자 모르는 남성의 사진이 뜬다. 술잔을 들고 있는 첫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왼쪽(비호감)으로 사진을 넘긴다.

넘기자마자 또다른 남성의 사진이 나타난다. 외모는 잘 보이지 않지만 숲속에서 찍은 듯하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기에 말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사진을 누르고 오른쪽(호감)으로 넘긴다.

그러자 'Connected(연결)!'이란 문구가 뜬다. 상대방도 나의 사진을 보고 오른쪽으로 넘긴 것이다.

그러나 '연결'이 됐다고 해서 상대방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사람과 대화할지 말지는 오롯이 내 선택이다. 확신이 들지 않아 일단 '연결 리스트'에 올리고 보류한다.

운 좋게도 곧바로 이상형의 외모를 가진 남성의 사진이 나온다. '연결'이 뜨자마자 'Chatting(대화)'을 시작한다.

아, 상대방의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짧게 남기고 오른쪽 상단의 'Unmatch(차단)'를 누른다. 그러면 대화창이 사라진다. 이 사람과의 연결은 완전히 끝이다.

그래도 기회는 많다. 곧바로 다른 남성의 사진이 뜬다. 또다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내 마음대로 넘긴다.


데이팅앱 '범블'(Bumble)은 이랬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 중인 가운데, 그가 상대 여성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 준 데이팅앱 '범블'이 화제다.

그러나 이 앱은 이전부터 '페미니스트 앱', '페미니스트 틴더'라는 별칭으로도 불려 데이팅앱 사용자들의 주목을 끌어왔다. 여성 중심적인 성격 때문이다.

범블의 창업자인 휘트니 울프(27)도 이런 콘셉트로 앱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매체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범블은 100% 페미니스트"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울프는 "남녀관계에 있어 남성은 항상 대화를 먼저 시작하고 여성은 기다려야 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범블을 창업하며 "남자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여성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사용자들은 '신선하다'부터 '남성차별'까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범블을 접했다는 직장인 신모(26‧여)씨는 "익명은 아니지만 여성으로서 특권이 생긴 것 같아 흥미롭다"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평소 데이팅앱에 관심이 많은 박모(23‧여)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쪽지가 쏟아지는 다른 앱들이랑 달리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깔끔한 시스템이 좋다"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남성들도 있었다. 데이팅앱을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 이모(29)씨는 범블이 다른 앱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여성이 먼저 말 걸어주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게 지루하긴 하지만 대화가 일단 되기만 하면 1차적으로 서로 호감이 교류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상으로는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이모(31)씨는 "진지하게 데이팅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며 "여성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데이팅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남성차별적인 요소를 대놓고 드러내 내심 불편하다"며 "(여성들이) 배려라고 생각하고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범블 애플리케이션 소개 <사진출처=안드로이드 마켓>범블 애플리케이션 실행화면. 상대방과 '연결(Connected)'됐을 때의 화면(왼쪽)과 '연결'된 상대방을 모아놓은 목록 화면(오른쪽).<사진출처=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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